‘스페셜포스’의 등장으로 국내에서도 일인칭슈팅(FPS) 게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FPS 게임을 논하면서 ‘둠’과 ‘하프라이프’를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FPS의 공식을 수립한 교과서적인 게임이며 또 동시에 셀 수 없이 많은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는 대작이기도 하다.
90년대를 풍미했던 ‘둠’은 30대 게이머들에게 한마디로 충격을 던져준 게임이다. 3D에 대한 개념조차 불명확했던 시절, id소프트가 내놓았던 ‘울펜슈타인 3D’에 수많은 게이머들은 경악했는데 후속작 격으로 지난 93년 나온 ‘둠’은 이 게임을 초라하게 보이게할 정도였다.
당시 게이머들은 오로지 ‘둠’ 하나 때문에 PC를 486으로 업그레이드하기도 했다. ‘둠 II(94)’ ‘파이널 둠(96)’ 등 후속작들 역시 하드코어 액션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을 얻고 있다.
‘둠’의 명성은 퀘이크 시리즈로 이어졌다. 이때까지만 해도 FPS 분야에서 감히 id소프트에 대항할 도전자는 없었다. 하지만 id소프트웨어가 ‘퀘이크 II’ 엔진을 게임 제작사에게 판매하면서 경쟁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언리얼 엔진’ ‘리스텍 엔진’ 등 다양한 3D 게임 엔진이 등장하면서 id소프트는 차세대 3D 게임엔진으로 만든 ‘둠 3’ 카드를 들고 나왔다.
‘둠3’는 한마디로 환상의 그래픽을 보여준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입 모양이 음성과 일치해 움직이다. 조명효과가 빚어내는 그림자나 반사광은 너무나 사실적이다.
하지만 너무나 사실적인 그래픽은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했다. ‘둠3’는 다양한 특수효과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다보니 웬만한 PC에서는 돌아가지 않는 다는 문제점 때문에 마니아만을 위한 게임으로 전락했다.
둠에 비할만한 FPS 게임이 지난 98년 혜성과 같이 등장해 각종 게임매체의 올해의 게임상을 석권한 ‘하프라이프’다.
이 게임은 ‘둠’에 비해 상당히 늦게 등장했지만 3D FPS 게임의 공식을 다시 쓰게 만들었다는 평을 듣는 역작이다. 게이머들이 ‘하프라이프’에 열광한 것은 게임내에서 마음먹은 대로 행할 수 있다는 뛰어난 자유도 때문이었다.
기존 FPS 게임들은 주어진 무기와 아이템만으로 달려드는 적을 해치우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이 게임은 지형지물을 100%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잘 짜여진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라인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 게임의 2편은 숫한 발매일 연기 끝에 올해 나왔는데 패키지 게임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게임 쇼핑몰을 통해 실시된 예약 판매에서 한정판 물량이 한나절만에 절판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게이머들은 취향에 따라 기술적인 면에서 ‘둠3’를 최고로 치거나 아니면 게임성 면에서 ‘하프라이프’이 손을 들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두 게임 모두 FPS 분야의 한 획을 그은 역사적 게임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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