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레이싱 게임은 오로지 두가지 방법 밖에 없다고 여겨졌다. 정해진 트랙을 따라 도는 경주용 레이싱과 도심을 질주하는 폭주 레이싱. 여기에 사실적인 시뮬레이션을 추구하느냐, 달리는 재미만을 강조한 아케이드 색깔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달라졌을 뿐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이름도 없던 한 개발사에서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작품을 발매해 과거 레이싱 게임 제작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으니, 그 게임이 바로 ‘번아웃’이다.
일단 이 작품이라도 레이싱이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차량이 앞으로 달리긴 달린다. 그러나 결코 다른 차량들을 피하지 않는다. 아무 죄없는 일반 시민들에게 최대한 많은 피해를 주면서 서울의 총알 택시처럼 신호 무시, 과속 등을 일삼으며 내달린다.
역주행을 하거나 아슬아슬한 곡예 운전을 하면 더욱 좋다. 부스터 게이지가 쌓여 니트로 발진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것만이 아니다. 경쟁차를 들이 박고 앞뒤 범퍼를 박살내면 게임 내에서 잘 했다고 난리가 난다. 상식을 초월한 아이디어로 승부한 레이싱 게임 ‘번아웃’은 대성공을 거뒀고 여기에 반한 EA는 이 개발사를 인수하고 말았다.
‘번아웃: 리벤지’는 가장 최근에 출시된 ‘번아웃’의 시리즈다. ‘복수’라는 부제가 붙은 만큼 과격의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게임의 목적은 결코 승리가 아니며 상대방에 대한 복수가 목표다. 상대차를 전복시키고 폭발하도록 만들기 위해 도로를 최대한 엉망으로 만들어 버려야 한다.
지상 최대의 참사를 스스로 연출하고 보험금을 타야 하며 고속도로 위에서 하키 게임도 즐겨야 한다. 이 게임은 사실감을 더욱 높이기 위해 디트로이트, 로마, 도쿄 등 실제 도시를 배경으로 디자인됐으며 온라인을 통해 6명까지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
정통적인 레이싱 장르의 플레이를 완전히 벗어나 유저에게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선사하는 ‘번아웃: 리벤지’는 도덕적인 논란이 발생할 수 있으나 단지 게임일 뿐이다. 잘난 외제차의 마구잡이 운전과 버스의 안하무인 운전, 택시의 난폭 운전 등에 스트레스가 쌓여있다면 이 게임으로 그 스트레스를 가뿐히 날려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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