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래도 되는 겁니까?”

“삼성이 누굽니까? 누가뭐래도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 아닙니까? 그런데 게임쪽에서 삼성의 행보를 보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게임 시장에서 소리없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에 대한 게임업계의 불만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일본 소니를 능가하는 공룡기업이자 한국 대표 기업에 걸맞은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오는 16일 싱가폴에서 개막하는 ‘월드사이버게임대회(WCG)2005’부터 그렇다. WCG는 ‘게임의 올림픽화’를 목표로 삼성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전략적으로 개최하는 행사. 그런데, 조직위가 선정한 8개 공식 종목 모두 외산 일색이다.

 국제대회인 데다 종목선정이 세계적인 게임 트렌드와 게이머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온라인 게임 강국인 한국산 게임이 전무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내 게임 중에서도 글로벌 유저를 확보한 게임이 여럿이며, 이미 국내에서 e스포츠로 가능성을 검증받은 게임이 부지기수란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많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WCG조직위원장은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과 게임산업의 수장인 정동채 문화부장관이다.

 모바일게임 부문에서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삼성은 게임폰 사업을 전개하면서 3D 모바일게임 개발에 수 백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그 자금은 대부분 일본으로 흘러들어갔다. 표면적으로 ‘퀄리티’ 때문이라고 강조하지만, 우리나라가 일본과 함께 모바일 최강국이란 점에서 설득력이 약해보인다.

 삼성은 현재 매우 조심스럽게 게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게임시장이 기본적으로 중소·벤처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데다 수익원이 주로 10대 청소년들이란 점이 부담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정작 삼성이 부담스러워해야할 부분은 ‘삼성은 게임산업 발전에 별 도움이 안된다’는 업계 저변에 깔린 불만이 아닐까 싶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의 캐시카우인 반도체, LCD, 휴대폰 등이 한국 IT산업 및 관련 중소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이지만, 게임쪽에선 산업과 업계를 위한 전략적 지원과 배려가 아직까지는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