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산업이 연 평균 70%에 육박하는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OLED가 이미 만개한 TFT LCD에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기술임은 크게 의심할 바가 없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장비 및 부품소재 기반기술과 패널 제조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기술 발전과 제작원가 절감 등으로 OLED는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크게 성장·발전하고 있다.
반도체 및 TFT LCD 분야와 같은 첨단 산업에서 보아 왔듯이 OLED 시장에서도 역시 한국이 세계 제일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 등 경쟁국의 거센 도전 속에서도 당분간 한국이 패널 생산량 및 판매액 등의 측면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OLED 소자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 발맞춰 이를 생산하는 장비 산업도 동반 성장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약간의 시차는 있겠지만 OLED 소자산업과 비슷한 비율로 장비산업 또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OLED 패널 생산 1등 국가인 우리나라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우려할 만한 부분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먼저 OLED 제품 자체에 대한 원천특허가 대부분 미국을 비롯한 외국 소유이기 때문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을 필두로 끊임없이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독창적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응용 특허가 터지면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로열티 유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또 다른 면은 OLED 제품을 생산하는 장비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반도체 및 TFT LCD 분야를 보면 초기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장비의 국산화 노력으로 상당 부분 국산 제품으로 대체됐다. 이로 인한 수출 증대와 수입 대체, 지역경제 발전 효과 등 국산화의 기본목표도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성취했다.
특히 TFT LCD 분야는 제품 판매로 얻은 이익이 고스란히 선진국(대부분 일본)으로 유출되던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당시 일본 장비업체에 비해 영세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국내 장비업체에 대해 국내 대기업은 자금지원은 물론이고 기술제공과 안정된 판매처를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장비업체는 국산화의 쾌거를 이룩할 수 있었다.
역사에서 보듯이 전력에서 일본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였으나 결국은 통쾌한 승리로 이끌어낸 이순신 장군의 그것과 TFT LCD 전쟁을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현재 수동형(PM)에 이어 능동형(AM) OLED 패널의 양산화가 준비되고 있는 시점에서 TFT LCD와 마찬가지로 OLED에서도 장비 수요업체와 장비 제작업체 간의 긴밀한 협조가 다시 한 번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OLED 장비 시장에서의 우위를 놓치지 않으려는 일본의 강한 견제가 표출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장비 제작업체도 역시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가격경쟁력과 장비 안정성, 높은 수율, 낮은 제조원가, 안정된 유지보수 등의 기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 패널 제조업체의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정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진정한 의미의 상생으로 가는 길이며, TFT LCD에 이어 OLED 대전에서도 세계 1등 한국으로 가는 초석을 마련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가까운 미래에 디스플레이의 한 축을 담당할 OLED 분야에서 현재의 선두위치를 공고히하기 위해서는 패널 제조뿐만 아니라 핵심장비의 우리 기술 즉, 한국의 패널 제조기술과 장비기술이 서로 접목돼 패널은 물론이고 이를 생산할 수 있는 OLED 장비산업에서도 강국이 될 수 있도록 OLED 장비제작업체에 대해 당국과 패널 생산업체의 더 많은 지원과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
임훈 선익시스템 부사장 hlim@su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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