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T IT](18·최종회)결산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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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리티 컴퓨팅 시대의 도래와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주제로 한 ’렌트 IT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기업 정보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조명받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가 지난 5년의 부침을 자양분 삼아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겼다.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 발전은 IT를 전화·수도·가스·전기 등을 잇는 ‘제 5의 유틸리티’로 탈바꿈시켰고,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솔루션을 선택하고 사용한 만큼 대가를 지불하는 ‘접속’과 ‘활용’의 정보화 시대를 잉태했다. 100만 중소기업 정보화 시대를 조준하고 있는 ASP 정보화는 OECD 등 해외의 높은 관심까지 불러오며 풀뿌리 정보화의 새 전형으로 평가받기 시작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렌트 IT’ 1차 시리즈에 이어 지난 7월부터 ‘유틸리티 컴퓨팅 시대 개막’ 시리즈를 게재, ASP 정보화와 비즈니스 성공사례를 집중 발굴, 보도했다. 본지는 이번 기획 연재의 최종회를 맞아 정부와 업계 전문가들을 초청, 결산 좌담회를 갖고 국내 ASP 정보화의 성과와 향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

- 채종진(KT 상무)

- 김진석(데이콤 상무)

- 황종성(한국전산원 단장)

- 김규수(한국IT렌탈산업협회 상근 부회장)

- 최성호(정보통신부 과장)

- 오병기(넥서브 사장)

※사회=정태명(성균관대 교수)

 △사회(정태명 성균관대 교수)=지난 2년 동안 전자신문과 정부·업계·학계 관계자들의 소중한 노력으로 ASP 정보화가 50만 중소기업의 IT경쟁력을 높이며 중기 정보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제 빌려쓰는 IT, 유틸리티 정보화가 그간 거둔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을 꾀하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 오늘 이 자리가 국내 ASP 산업의 성과를 분석하고 향후 재도약을 위한 혜안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황종성(한국전산원 단장)=그간 50인 이하 소기업이 ASP 정보화를 통해 거둔 투자대비효과(ROI)가 245%에 달하며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은 어느 정도 시장에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순수 ASP 사업자와 관련 솔루션 개발업체는 여전히 미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중소기업의 절반은 여전히 PC와 인터넷 등 정보화의 기초 인프라조차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향후 정책과 서비스도 이들에 대한 고민에 바탕을 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공공 부문의 ASP 도입도 고민해 볼 시점이다.

 △채종진(KT 상무)=중소기업 대상 SW 임대사업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사업이다. 정보화 확산과 디지털 격차해소를 위한 사업으로 자리잡으며 매년 가입자 25%, 매출 50%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확산에 중점을 두다보니 영업이익 측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졌다. 물론 서비스 가입자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점차 개선될 것이다. 이제는 고객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 파트너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1차 고객인 자영업자는 물론 그들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SW를 중심으로 한 ASP를 넘어 장비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서비스로 확대될 것이다.

 △김진석(데이콤 상무)=데이콤은 기업내 정보화보다 우선 기업간 정보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세금계산서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업에 중점을 둔 서비스를 개발, 공급을 확대할 것이다. 자체 설문조사 결과, 소기업들은 정보화와 관련해 여전히 비용부담을 높게 꼽고 있다. 일례로 무료로 솔루션을 제공해본 결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30∼40%로 높게 나타났다. 이제 이같은 학습효과를 실수요로 이끌기 위해 정부와 사업자가 3개월 등 일정기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오병기(넥서브 사장)=지난 2000년 ASP 정보화가 주목받은 이유는 벤처거품과 정부 지원 등에 힘입은 바가 커 자생적인 토양을 갖지는 못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도 국내 사업자들과 함께 이 대열에 편승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구글·시벨 등도 이미 온라인 서비스 전환을 꾀하고 세일즈포스닷컴의 비즈니스모델이 성공하면서 ASP로 전환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는 판단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내 시장도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역량강화를 적극 검토할 시점이다. 국내 ASP 정보화의 토대는 KT·데이콤·SKT 등 플랫폼 사업자와 정부의 의지로 만들어졌다. 이제 이를 토대로 유무선 솔루션이 결합돼 새로운 서비스 밸류가 구현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일례로 넥서브는 한일월드에 제공하는 오라클ERP의 데이터센터로 KT센터를 이용한다. 모바일 플랫폼은 SKT의 BCP를 사용할 예정이다. 수요처의 요구와 필요에 최적화된 토털 ASP 서비스 시대가 다가왔다.

 △김규수(한국IT렌탈산업협회 상근부회장)=시장 초기에는 정부나 사업자 모두 들떠 뜨거운 의지를 보였지만 시장은 냉담했다. 하지만 정부 주도형 플랫폼과 비즈니스모델(BM)도 점차 수요자 중심의 개발과 시장공급으로 옷을 갈아 입고 있다. 중소기업 정보화는 매우 느린 속도로 성장하며 ASP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당초 과도했던 공급자 중심의 시야로 ASP의 성패를 논하기는 이르다. ASP는 수요자가 적응하면 좀처럼 이탈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서비스다. 지난 4∼5년간 ASP 사업자의 변화 패턴을 볼 때 중소기업을 위한 모든 정보화라는 시각이 변해야 한다. 이제 건설·유통 등 시장에 특화·집중화된 접근과 서비스가 고객의 높은 로열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국제적으로 이제 ASP라는 용어는 고전이 됐다. 서비스·SW온디맨드(SOD) 등 시장변화를 반영한 용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ASP 사업자에 여전히 큰 매력을 주지 못해 정책지원의 대상이다. 우선 이들이 서비스를 맛보도록 하고 사업자들이 향후 비즈니스 대상으로 보도록 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최성호(정통부 과장)=정부가 추진한 ASP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전환기를 맞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기존 가입자들이 어느 정도 정보화 의지를 가진 수요층이라면 이제는 의지조차 없는 무관심 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직 소유의식이 강한만큼 임대 사용에 대한 인식확대를 위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정부정책도 교육 등 초기의 직접 지원에서 간접지원으로 전환중이며 시장에서 소비자와 공급자간 흐름이 원활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향후 웹서비스를 접목,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사용하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일부 ASP 사이트가 여전히 인터페이스 면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만큼 사업자들도 사용자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 앞서 제기된 무료 서비스 활용도 현실적인 가능성을 검토하겠다.

△오병기=ASP가 업종별로 특화되는 수직적 사업자 구조가 바람직한 지는 좀더 검토가 필요하다. 대체로 수직 사업자는 소규모 사업체로 머무는 경우가 많다. 해외는 수직 사업자의 경우 대부분 고사했다. 최근 해외 ASP 사업자 순위를 보면 수직 사업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사업자의 성장방안과 함께 이제는 오라클·SAP·세일즈포스닷컴 등 다국적 기업의 시장공세에 대비해야 한다. KT·데이콤의 주요 대상인 50인 미만은 1000억이 넘어갈 수 없는 시장이다. 해외 업체들이 주목하는 곳은 무주공산격인 50∼300인 미만 기업시장이다. 이 시장은 1∼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 시장규모 확대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투자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규수=국내 ASP는 회계, 생산관리 등 업무 기능 단위로 개발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해외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웹서비스 기반 아키텍처를 배경으로 개발돼 유연성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서비스는 물론 이미 개발된 BM도 SOA기반 SW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

 △김진석=300만 중소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50인 미만 사업자의 정보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 그동안 정부나 사업자들의 푸시전략에 따라 시장이 반응했다면 이제는 수요자들이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요즘의 사용자들은 복잡한 것을 원치 않는다. 따라서 전자계약서처럼 고객이 실제로 필요한 가치를 제공한 뒤 다른 정보화로 이어가야 한다. 정부가 정보화의 손이 미치지 않은 시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주목하기가 쉽지 않다. 서비스 단품으로 공급하기보다 IT를 포함한 현장 컨설팅과 교육이 필요하다.

 △채종진=시장 일부에서는 상존하는 IT 사대주의 성향을 극복해야 한다. 세일즈포스닷컴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사업자도 있지만 일단 외국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빌려쓰는 IT 또는 유틸리티 IT에 대한 정부차원의 홍보도 가능하면 검토됐으면 좋겠다. 해외 하드웨어 사업자들이 비즈메카 사업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십분 활용해 플랫폼과 국내 솔루션의 해외수출을 꾀해 규모의 경제를 완성해야 한다. KT 등 플랫폼 사업자는 물론 정부가 영세한 솔루션 업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성호=세일즈포스닷컴 등 해외 업체들의 국내 진출은 한편으로는 시장을 키우는 기회라고 본다. 결국은 경쟁력이 관건이다. IT렌탈협회 등 유관 기관을 통해 해외 진출을 위한 공동 연계사업을 만들 수 있다.

△김규수=이제는 정부·공공 부문에도 새롭게 도입되는 업무 시스템 분야에 ASP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 정부 예산 과목에 ASP와 같은 렌털 항목이 추가되도록 해야 한다. 또 서비스수준협약(SLA) 등 품질보증제도, 사업자변경 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장치 또는 협약 등도 필요하다.

△최성호=2008년 목표인 100만 중기 정보화는 쉬운 정책목표가 아니다. 논의된 컨설팅 기능과 홍보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이와 함께 5인 이하 소기업 정보화가 소외계층 지원에 머물지 않고 수익이 발생하는 시장으로 만드는 방안을 정부와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황종성=중기 정보화와 ASP산업의 관점에서 각각 해야할 일이 달라진다. 우선 수요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ASP는 기업만 하는 게 아니다. 전자정부, 교육, u시티와 같은 공공 부문 등에서 신수요를 발굴해야 한다. 중기 정보화 측면은 비용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고민돼야 한다.

 △정태명=ASP 정보화는 공공 부문과 함께 삼성과 같은 대기업도 업무·조직 단위로 도입할 수 있다. 오늘 이 자리가 정보화 ‘확산’이라는 정책적 목표와 산업 활성화와 ‘수익’이라는 시장목표, ‘융합’이라는 서비스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한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