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도시바에 반도체 기술을 전수한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은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하모니룸에서 무역협회 초청으로 가진 강연에서 “도시바는 삼성전자의 기술을 이전받아 이르면 내년부터 삼성전자의 독자 퓨전메모리인 원낸드의 제2공급자로서 원낸드를 본격 양산한다”며 “이와 관련해 도시바와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원낸드에 대한 휴대폰 업체들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며 “도시바는 원낸드의 시장성을 인정해 특허료를 내고 생산에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시바가 원낸드의 제2공급자로 지정된 것은 지난 5년간 삼성전자의 메모리 분야 위상 강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낸드플래시 사업 초기에 기술부족으로 도시바와의 합작을 적극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오오쿠라호텔에서 당시 이건희 회장과 수뇌진이 모여 ‘도시바와의 합작 생산이냐, 삼성전자 독자 생산이냐’를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이 회장의 결단으로 독자 생산을 감행해 세계 낸드시장의 60%를 장악하는 핵심사업으로 키워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원낸드’는 낸드 플래시메모리를 기반으로 S램과 로직회로 등을 하나의 칩에 구현, 기능과 용도를 대폭 확대한 차세대 주력 퓨전 메모리 반도체다.
이와 함께 황 사장은 낸드 플래시와 관련해 “애플과 조만간 수억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물량 확보를 위해 일정 금액을 선수금 형태로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 사장은 퀄컴과의 파운드리 계약설과 관련, “아직 계약한 사실은 없고 영업기밀에 해당되기 때문에 향후 계약이 성사된다고 해도 고객사인 퀄컴이 밝힐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00㎜ 비메모리 라인인 S라인 건설 계획을 발표할 당시부터 막대한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채우기 위해 국내 팹리스는 물론이고 세계 주요 팹리스 반도체 업계와의 제휴를 검토해 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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