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여당 IT정책 혼선 없어야

 시대의 변화인 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우리는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새로운 국부 창출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려운 게 우리 현실이다. 해당 부처 간 주도권 다툼으로 통신과 방송의 융합에 따른 규제기구 논의가 제자리 걸음인 가운데 이제는 이를 조정해야 할 정부와 여당 간에도 서로 정책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태를 더욱 꼬이게 한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의 핫이슈인 통신·방송 융합과 단말기 보조금 등에 대해서는 같은 사안인데도 부처와 여당 또는 의원들이 각기 다른 입법을 추진해 정책에 대한 불신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개인이 입법기관이라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입법을 추진하는 것 자체는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사전에 충분한 협의나 논의 없이 각자 입법을 추진하다 보니 오히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혼란만 주고 있다는 게 안팎의 지적이다.

 IT업계의 가장 큰 현안으로 등장한 통신·방송 융합법은 국회의원들이 각기 다른 입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여당의원이 현재 3개의 법안을 발의했는데 각각 내용이 달라 합의점을 찾기기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통신과 방송 융합의 입법화는 통신과 방송 업계의 이해관계가 달린 문제여서 그동안 30여 차례 공청회나 세미나 등을 열어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에 대해서도 정보통신부가 입법예고를 한 상태인데 이를 놓고도 정부와 여당 간 정책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혼선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미 정통부가 지난달 △3년 이상 장기가입자에 한해 사업자 자율(약관)로 보조금 지급 △와이브로·WCDMA 단말기에 한해 출고가의 40%까지 보조금 허용 등을 주 내용으로 한 정부 입법안을 발표한 바 있지만, 이 안에 대해 대부분의 여당의원이 강하게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고 일부 의원은 정통부와 다른 개정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IT현안에 대해 사전에 정부와 여당이 정책협의를 통해 조율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각기 따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니 부처 간 이해가 걸린 사안에 대해 조율도 안 되고 더욱이 여당과 협의도 충분하지 못해 합의점을 찾기가 더욱 어렵게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IPTV는 KT가 12월 시범실시를 강조하지만 실현될지 미지수다.

 이 같은 정부와 여당 간 정책협의 미흡은 현안에 대해 해법을 찾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시장 환경은 신기술 등장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부처 간 주도권 다툼이 여전하고, 더욱이 정부와 여당 간 원활한 정책협의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오히려 정책혼선만 가져 온다면 예삿일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이제부터라도 IT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정책 협의를 원활하게 해 각종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기술 발전을 법제도가 못 따라가고 있다면 결국 우리만 손해다. 각종 현안을 조율하고 통합해야 할 정부나 여당이 이를 제대로 못한다면 누가 이를 조율하고 통합할 수 있단 말인가. 안 그래도 지금 우리에겐 현안이 많다. 에너지 대책도 세워야 하고 노사안정·경제활성화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야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다. 국민소득 1만달러 수준에서 8년째 머물러 있는 우리로서는 IT와 과학기술을 성장시켜야 선진국 진입을 앞당길 수 있다.

 정부 여당은 이제부터 IT 현안에 대해 이익단체의 위치를 떠나 산업적인 측면과 국가미래 성장동력 육성이라는 큰 틀에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여당 간 정책혼선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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