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해 시작한 IT전문 무역컨설팅사업이 이젠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지역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저의 작은 도움으로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5년 전부터 일종의 말초신경계 질환인 길리안바레(Guillain-Barr) 증후군을 앓아온 IT전문 무역상사 가오리의 박영진 사장(43)은 최근 자신의 노력으로 성사된 것과 다름없는 지역 IT기업의 교육용 SW 제품의 일본 진출 성과에 대해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사장은 지난달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입주기업인 씨엔소프트의 교육용 SW를 일본에 20만카피(50억원)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킨 숨은 주역이다.
“이번 계약은 현지 판매 라이선스만 받아온 기존 업체들의 수출건과는 달리 공급 전부터 계약금과 선금을 받아냈기 때문에 국내 SW기업의 해외수출에 새로운 변화를 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 계약을 맺은 일본업체는 2년 전부터 박 사장이 공을 들여 관계를 지속해온 기업이다. 그래서 계약도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계명대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그가 가오리를 창업한 것은 지난 2002년 7월. 91년 일본 무역업체인 이토츠상사에서 무역 실무에 대한 노하우와 발로 뛰면서 맺어온 박 사장의 인맥들이 이제야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가 꾸준히 접촉하고 있는 일본기업은 NTT도코모, 히타치 메디코, 마쓰시타전기, 도시바, J-PHOON 등 IT 대기업을 포함해 200여개사에 이른다.
“일본 무역업체에 있을 때 맺어온 인맥과 컴퓨터가 저의 사업 자산입니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물건을 직접 들고 찾아가야 하는 HW 제품보다는 무체물인 SW를 선택한 것이지요.”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 SW 제품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시작했고, 이제 웬만한 제품은 일본 시장에 먹혀들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선다.
“지역 SW기업들의 해외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도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조만간 또 다른 SW기업의 해외진출 소식도 전해줄 수 있을 듯 합니다.”
박 사장은 또 창업 후 지금까지 대구유니버시아드, 경북도 낙동강사랑 등 지역에서 발주된 굵직한 프로젝트의 일본어 번역을 도맡았으며, 최근 일본에 진출한 지역 게임 ‘그랜드체이스’의 일본 현지화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일본 현지화작업은 단순히 우리말을 일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아니라 일본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IT제품에 대한 무역알선도 그 제품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지 못하면 아무리 일본어가 유창해도 계약을 성사시키기 힘들지요.”
박 사장은 “국내 SW제품의 일본진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본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일본의 문화를 이해하고, SW제품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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