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개발사 로시오. 게임 개발사치고는 독특한 그 이름 탓에 한번 들으면 쉽사리 잊어 버리지 않는다. 현재 로시오는 ‘경마왕’을 비롯해 ‘RFC,’ ‘R-맨’, ‘마이독’ 등 총 4개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이 욕심 많은 개발사의 선장 조기철(39) 사장은 개발자로서의 오랜 경험을 토대로 유저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로시오를 설립했다.
2003년에 설립된 로시오는 현재 ‘경마왕’을 정식 서비스하고 있다. 이 작품은 성인용 오락실에서나 볼 수 있는 ‘경마’가 소재라는 이유로 심의가 6개월동안이나 보류됐었다. 하지만 경주용 말을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라는 점을 각인시키 후에는 무사히 통과됐다.
“처음부터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노리고 시작하긴 했습니다. 지금도 해외에서 많은 접촉이 들어오고 있지요. 하지만 국내에서 이렇게 심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성인용 게임이었고 도박이 아니라 육성 시뮬레이션에 가까웠는데도 말이죠.”
조 사장의 말이다. 회사를 설립하고 2년 만에 처녀작을 발표했으나 심의에 막혀 제대로 된 서비스 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상용화에 들어섰고 지금은 별다른 문제없이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로시오는 ‘경마왕’ 외에도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RFC’, 횡스크롤로 진행되는 액션어드벤처 ‘R-맨(가칭)’, 애견 포털 ‘마이독’ 등 독특한 장르로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RFC’는 리얼 파이팅 챔피언쉽의 약자로 국내외에서 보기드문 소재를 게임 컨셉트로 삼았다.
대전 격투 게임과 이를 응용한 온라인 게임은 많지만 관절기와 조르기가 전면적으로 허용되는 작품은 적다. 또 기존의 이종격투기 게임들은 퀄리티가 현저히 떨어져 TV로 방송되는 것과 차이가 크다. 이를 거울삼아 ‘RFC’는 최대한 피부로 와 닿는 사실적인 현장감으로 디자인될 예정이다.
“제가 원래 대전 격투 마니아입니다. 케이 원이나 프라이드도 즐겨 보죠. 그래서 타격과 관절기가 골고루 활용되는 격투 게임을 제대로 만들고 싶습니다.”
‘철권’의 헤이하치가 주 특기인 조 사장은 개발 경력이 매우 깊은 사람이다. 88년부터 게임 개발 일을 시작해 PC 패키지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골고루 경험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회사에서 개발이사로 근무했으나 자신의 뜻을 펴고 싶어 개발사 설립에 몸을 던진 것. 실제로 그의 사무실 한 벽면에는 세월의 흔적을 담은 각종 패키지와 CD, 디스켓이 가득 쌓여 있다.
조 사장 뿐만 아니라 로시오의 개발자들의 경력도 만만치 않다. 평균 연령이 타 개발사보다 높고 기혼인 인원도 많지만 70명에 이르는 개발자들은 한번 해보자는 각오로 뭉쳐 있다. 경험자는 팀을 이끌고 젊은 피들은 열정과 패기로 동시 4개의 타이틀 개발이라는 무모한 도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사명 로시오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조 사장이 직접 지은 로시오는 포르투갈에 있는 광장의 이름이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광장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로 지었단다. 또 로시오는 ‘노시오’로 볼 수 있는데, 바로 ‘여기 와서 놀아라’는 숨은 뜻도 있다고. 유저들이 진정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게임 포털까지 하고 싶다는 욕심많은 회사가 바로 로시오다.- 사실 경마 게임이라면 사행성 논란이 많을텐데.
▲ ‘경마왕’은 정확히 말씀드려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유저가 마주가 돼 경주용 말을 키우고 레이스에 보낸다는 것이 큰 줄거리다. 이것을 두고 사행성이라고 보면 곤란하다. 전체적인 틀에서 보면 레이스는 부분에 불과하다. ‘경마’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게임을 평가하는게 안타깝다.
- 4개 작품을 동시에 개발하는 이유가 있나.
▲ 신생 개발사가 게임을 4개나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분명 큰 부담이다. 욕심을 부렸지만 모두 만들고 싶었던 그런 게임들이다. 우리 개발자들은 경력도 많고 나이도 적지 않다. 4개 작품 모두 무리없이 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놓고 있다.
- 후발 주자로서 각오는.
▲ 당연히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 뿐이다. 그리고 틈새 시장을 노리고 있다. 남들이 하지 않는 장르 위주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다. 경마, 이종격투기, 애완동물 등 차별화 포인트는 확실히다. 문제는 얼마나 퀄리티가 뒷받침되느냐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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