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감도 나노이미지센서 칩 개발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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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고감도 나노 이미지센서 상용화 칩(SMPD)’ 개발성과 발표 및 시연회가 10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김훈 전자부품연구원 박사가 SMPD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칩 개발로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등이 가능하다.

 미세한 빛에도 반응하는 ‘고감도 나노 이미지센서 칩(SMPD)’의 개발은 ‘디지털 아이(Digital Eye)’의 새 지평을 연 획기적인 일이다. 기존 CCD나 CMOS는 빛의 밝기에 가장 취약했기 때문이다. CCD를 채택한 CCTV는 깜깜한 밤이나 어두운 지하 주차장, 빛이 없는 터널에서 촬영할 경우 카메라에 찍힌 이미지가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10일 열린 고감도 나노 이미지센서 칩 시연회에서도 20룩스의 빛에 CMOS는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CCD는 형태를 알아 볼 정도였다. 10룩스에서는 CCD는 사물의 형태만 보일 뿐 피사체 식별이 불가능했지만 SMPD는 30프레임의 동영상을 확실히 포착했다. 1룩스에서도 움직이는 장난감 기차를 또렷하게 그대로 보여줬다.

 ◇응용 분야 무궁무진=시연회에서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SMPD 기술은 세계가 놀랄 만한 것”이라며 “암실에서의 연구가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고 극찬했다.

 이 기술은 단순히 카메라 적용 기술이 아니다. 의료용에서부터 국방·환경 산업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된다.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으나 효율이 문제가 있는 태양전지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기술을 이용해 흐린 날 빛을 모아 맑은 날과 같은 효율을 낼 수도 있다. 또 최근 채택이 크게 늘고 있는 자동차용 카메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특히 가격이 싸서 자동차 업계가 요구하는 사양에 맞출 수 있다는 것도 SMPD의 장점이다.

 ◇일본 이미지센서 칩 업체 큰 타격=소니·샤프 등 일본 이미지센서 칩 업체들이 연간 7조원에 이르는 전세계 이미지센서 칩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전체의 90% 이상을 점유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SMPD 개발로 일본 업체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이미지센서 칩과 성능 면에서 비교가 안될 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SMPD가 상용화될 경우 일본의 대형 이미지센서 칩 업체들이 받을 타격은 상당히 크다.

 빛에 대한 반응도가 CCD의 4배만 돼도 ‘혁명적’이라는 말을 쓸 만한데, SMPD는 100∼1000배에 이르는 빛 반응도를 자랑한다. 당장 휴대폰 업체부터 디지털카메라 업체에 이르기까지 SMPD를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연간 1조원의 수입 대체를 바라보고 있지만 향후 수조원의 ‘수출 효자 기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용화 단계=SMPD 기술을 개발한 한국전자부품연구원의 김훈 박사는 “SMPD는 곧 상용화될 것”이라며 “응용 분야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MPD를 상용화하는 플래닛82 윤상조 사장은 “향후 3개월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당장 수입 대체를 누릴 수 있는 시장에 주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etnews.co.kr

 

◆김훈 박사는

 현재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 나노광전소자연구센터장이다. 나노광전소자연구센터는 나노융합 연구 분야의 양자 효과를 이용한 신개념의 나노 광소자와 나노 전자소자 개발 및 응용 부문을 연구하며, 나노 재료 연구에서부터 양자 역학적인 소자 모델링 및 구조 설계·소자시뮬레이션·소자제작공정·초정밀 나노 측정 및 시스템 인터페이스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연구하고 있다. 일본 도요하시 기술과학대 석사와 도쿄대 박사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99년부터 2000년 9월까지 도쿄대 생산기술연구소 박사연구원을 지냈으며 2000년 10월부터 2001년 10월까지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 전공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전공은 반도체 나노소자 개발 및 물성 연구와 바이오 센서 및 응용소자 시스템이며, 연구 분야는 양자 전자소자·양자 광소자·MBE/CVD·NEMS·바이오 센서 등이다.

◆일문일답-김훈 전자부품연구원 박사

 어두운 곳에서도 플래시 없이 선명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감도 나노 이미지센서 상용화 칩(SMPD)’을 개발한 김훈 전자부품연구원 박사(40)는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박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어떻게 연구하게 됐나.

 ▲전자 디바이스를 만들어 야간에 측정을 하는데 형광등 주파수의 미미한 변화에 값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착안했다. 빛 알갱이 1개를 검출할 수 있으면 세상의 모든 에너지를 검출할 수 있고 영상도 구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본격적인 연구는 2000년부터다.

 -응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던데.

 ▲모든 산업에 활용될 수 있을 정도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카메라와 캠코더, CCTV 등은 물론이고 생체신호가 미약하더라도 이를 검출해 질병 진단을 할 수 있는 의료기기, 군사기술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저전력이기 때문에 휴대용으로도 적합하다. 전투기나 전차에도 이미지센서가 많이 쓰이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연구 계획은.

 ▲아직 연구할 숙제는 많다. 단일 포톤(빛 알갱이 한 개)을 검출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혁명과 같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단일 포톤을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는 것과 함께 단일 포톤 검출 원리를 이론적으로 밝혀내는 것까지 연구하고 싶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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