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역내 최대의 토론장!’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APEC CEO서밋’은 무려 800여명의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해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해 심도깊은 토론을 펼친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유례없이 우리나라의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10개국 정상들이 연사 및 패널 토론자로 참석, 기업인들과 해결책 모색에 나선다. IT업계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도 특징이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으로 IT강국이라는 점을 감안, ‘정보통신과 지식기반경제’라는 주제로 두 번의 세션이 잡혀 있다.
◇APEC CEO서밋은=APEC 기간 중 역내 주요 기업인들이 모여 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밋에는 기업 CEO 이외에도 APEC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회원국 정상과 통상 각료, 주요 국제기구 대표, 학계 및 언론계 저명인사 등이 연사로 참석해 명실공히 역내 최대의 기업인 포럼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서밋의 주제는 ‘기업가 정신과 번영-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성공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하여’다. 이 주제는 국제통상 질서의 혼란 등 기업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역내 공동번영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전략과 혁신적인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무엇을 논의하나=이번 행사는 총 17개의 주제별 세션이 잡혀 있다. 이중 10개 세션에는 각국 정상들이 직접 참석하는 정상세션이다. IT업계가 가장 관심을 가질 세션은 행사 첫날(17일)과 둘째 날(18일) 모두 잡혀 있는 ‘정보통신과 지식기반경제’ 세션.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비롯해 크레이그 먼디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샹빙 차이나유니콤 회장, 윤종록 KT 전무 등이 참석해 역내 정보통신산업과 지식기반경제의 현황 및 문제점 그리고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토론을 펼친다.
중국의 경제성장과 APEC지역 경제도 관심사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며 빅터 펑 홍콩 리앤펑 그룹 회장, 도이치포스트월드넷 CEO,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존첸 사이베이스 사장 등도 나서 연설 및 패널토론을 펼친다. 이밖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제발표가 예정돼 있는 ‘러시아와 APE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 탁신 치나왓 태국총리가 연설하는 ‘세계화의 과제와 도전’,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이 참석하는 ‘아시아·남미 경제협력’ 등도 관심이다.
◇역대 최대 규모=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세계적으로 위상을 높이면서 이번 행사는 각국의 IT기업인들이 대거 방한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이다. CEO 서밋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참석 CEO는 800명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최근 3년간 행사인 멕시코 로스까보스(2002년 500명), 태국 방콕(2003년 450명), 칠레 산티아고(2004년 500명) 등에 비해 300명 이상 많은 것이다.
정상 참여 수준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존 하워드 호주 총리 등 1996년 CEO 서밋이 처음 개최된 이래 가장 많은 10명의 APEC 회원국 정상들이 기조연설을 하거나 패널 토의에 나설 예정이다.
기업 CEO 참석인사로는 해외에서는 크래그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샹빙 차이나유니콤 회장, 플레처 IBM 부사장, 잭마 알리바바닷컴 사장 등 IT업계 거물을 비롯해 러시아 석유재벌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회장, 마틴 설리번 AIG 사장, 스탠리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 프랭크 애펠 도이치포스트월드넷 CEO, 푸청위 중국석유공사(CNOOC) 사장 등이 참석한다.
국내에서는 의장을 맡은 현재현 회장과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구자홍 LS그룹 회장,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황영기 우리은행장, 남중수 KT 사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조영주 KTF 사장 등이 부산을 찾는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인터뷰-현재현 APEC CEO 서밋 의장
“부산 APEC 정상회의는 건국이래 최대규모의 외교 행사입니다. 해외에서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방한하는 만큼 우리나라를 최대한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APEC CEO 서밋과 APEC 역내 민간자문기구인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의장을 모두 맡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56)은 이번 행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IT강국’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현 의장은 “정보통신부가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연할 예정이며 정상회의 자체도 무선인터넷 회의방식으로 진행하는 등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진보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ABAC 건의서에는 ‘중소기업’이 중요한 이슈로 거론될 것이라고 말했다. APEC 역내 대표적인 기업인들로 구성된 ABAC은 정상회의 직전 관심사항을 수렴, 정상들이 채택할 수 있도록 전달한다. 이번 ABAC회의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최근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해결, 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중소기업의 대처방안, 전쟁과 테러에 따른 중소기업 배려 등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그는 이어서 “은퇴 대기업 간부들이 중소기업에서 무료 또는 저렴하게 자문하는 것을 APEC 역내에서 해보자는 제안을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펀드를 만들어서 지원하는 것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TA 역시 이번 회의의 중요한 현안이 될 전망이다.
현 의장은 “FTA 관련 다자무역협정과 양자무역협정 차이가 무엇인지 또 상충하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찾을 것”이라며 “아울러 해당 국가간 무질서하게 추진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의 표준화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의장은 아울러 “행사에 참가하는 기업인을 상대로 반부패 선언에 동참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며 “이 선언문은 APEC 2005 의장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반부패선언 추진배경에 대해 “국내외 상황에 비춰 시의적절하고 부패가 기업비용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CEO 서밋의 주제인 ‘기업가 정신과 번영’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불확실속에서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이 계속 투자를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가정신을 살려야 할 것입니다.”
이번 행사 자체의 반대 움직임에 대해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힌 그는 그러나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교역 및 투자가 중요하다”며 성공적인 개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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