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차세대 통신서비스 대비해야

 비동기식 3세대(3G) 이동통신 기술인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의 향후 기술방향을 논의하고 기술 표준 규격을 정하기 위한 ‘3G 국제표준화 회의(3GPP)’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회의가 내달로 예정된 WCDMA 릴리즈6의 최종 표준화 작업을 앞두고 개막한 데다 3.5G 이후 기술 표준화 방안에 대해 우리 업체들의 주장을 잘 반영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세계 처음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에 성공했지만 CDMA 원천기술을 개발한 미국 퀄컴에 끌려다니면서 기술 종속의 서러움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가 이런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는 길은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 기술 표준을 주도하는 것밖에 없다.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표준화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통신업체들이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 표준을 놓고 보이지 않는 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표준 선점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다.

 이런 점에서 이번 3GPP가 서울에서 열린 것은 우리 업체들이 3.5G 이후 기술 표준 주도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이라 봐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이번 3GPP를 유치한 삼성전자가 이미 전세계 표준화기구와 단말기 및 장비 제조업체, 서비스 사업자 등이 참석하는 4G 이동통신 분야 국제포럼을 두 차례나 개최했고, LG전자 주도로 지난 6월 3GPP2가 서울에서 열린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 표준화 활동에서는 주변 국가에서 벗어나 이제 주도 국가로 올라선 것으로 판단된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이번 3GPP에도 세계 WCDMA 표준화 기구의 표준화 담당자는 물론이고 노키아·모토로라 등 단말기 제조업체, 에릭슨·노텔·알카텔을 비롯한 네트워크 업체, 보다폰·NTT도코모 등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까지 망라돼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크다. 참여업체들의 면면을 보면 여기서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그것은 곧 세계시장에서 사실상의 표준, 이른바 ‘디팩토 스탠더드’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빠른 속도로 표준화되고 상용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 직교주파수분할다중(OFDM)기술이 3.5G 이후 차세대 이동통신 환경에서 무선데이터 다운로드 표준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주목된다. 현재 WCDMA·HSDPA· cdma2000 1x EVDO 등 CDMA 기반 이동통신 기술이 OFDM으로 빠르게 전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앞으로 나올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무선데이터 처리속도를 향상시킨 OFDM 기반의 차세대형 LTE기술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특히 이것이 표준으로 확정될 경우 차세대형 이동통신 서비스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이렇게 되면 종래와 달리 차세대 통신서비스 간 새로운 경쟁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실 기업 측에서 최종 목적은 표준 그 자체가 아니라 이익을 창출하는 데 있다. 따라서 이번 3GPP에서 벌써 OFDM이 표준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만큼 지금부터 우리 기업들이 이의 상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3.5G 이후 기술 방향과 표준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무슨 전략으로 어디서 수익을 창출할지를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정부도 그간 차세대 통신서비스의 순차적 출현을 전제로 통신서비스 정책에 앞당겨지는 미래 기술 상용화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 세계 표준을 따르는 것도 그렇지만 정책이 기술 및 시장의 흐름과 따로 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하는 차세대 통신서비스를 감안해 차제에 통신서비스 정책을 재점검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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