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IT 법정공방 3건 "이번주가 분수령"

코어뱅킹 솔루션, 자동화기기, 차세대 프로젝트 등 금융IT 분야의 SW·HW·시스템통합(SI)을 망라한 3건의 법정공방이 이번주를 고비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우선 코어뱅킹 솔루션 시장에서 경쟁중인 티맥스소프트가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호주 FNS가 지난 4일 소송을 전격 취하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과 향후 진행될 본안소송에 미칠 여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 현금자동입출기(ATM)·지로수납기 등 금융자동화기기 분야 특허침해 관련 가처분 소송에 나선 LG엔시스와 노틸러스효성도 양사가 법원에 자료제출을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인 공방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 말 한국HP의 승리로 일단락됐던 한국HP와 대한생명 간 소송도 최근 대한생명이 불복 방침을 확정하고 항소장을 제출, 2심을 준비하고 나서 금융IT 업계가 또 다시 법정 한 가운데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티맥스소프트 vs FNS=지난해 신한·조흥은행 차세대 시스템의 코어뱅킹 솔루션 선정과정에서 촉발된 양사 간 분쟁은 지난 3일 소스코드의 유사성에 대한 프심위 심의 결과가 법원으로 넘겨진 다음날 호주FNS(지난 10월 인도TCS가 인수) 측의 갑작스런 소송 취하로 티맥스소프트의 자연스런 승리가 연출되는 상황을 빚었다.

 일반 민사사건과 달리 전문성이 요구되는 SW 관련 지재권 침해 소송은 프심위 감정이 재판부 판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번 가처분 소송 결과가 사실상 판결문에 가깝다는 것이 금융IT 업계의 관측이었다.

 아직까지 소 취하의 배경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관심은 이제 티맥스소프트와 FNS의 국내 독점총판인 큐로컴(옛 FNS닷컴)이 진행할 본안 소송으로 옮겨졌다. 프심위 감정 결과가 본안소송 재판부의 판단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FNS의 소 취하로 티맥스 측에 다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큐로컴은 지난 8월 티맥스를 상대로 ‘컴퓨터 프로그램 복제·배포 등의 금지 및 손해배상’을 골자로 본안소송을 제기했었다.

 티맥스 측은 “일단 FNS가 소를 취하해도 가처분 담당 재판부가 예정대로 판결을 내릴 수도 있다”며 “향후 프심의 심의결과 소스코드의 유사성이 없다는 것으로 확인되면 FNS와 큐로컴을 대상으로 그동안 티맥스가 본 피해를 고려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노틸러스효성 vs LG엔시스=금융 자동화기기 업계의 이번 소송은 지난 8월 LG엔시스가 노틸러스효성을 대상으로 특허 사용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공판이 진행된 이 사건은 지난달 LG엔시스에 이어 노틸러스효성이 28일 법원의 요청자료 제출을 완료함에 따라 서면을 중심으로 법정공방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LG엔시스는 노틸러스효성에 ATM 특허 사용과 관련해 경고장을 발송, 로열티 협상을 추진했지만 결렬돼 ATM·지로수납기 등 분야의 약 8개 기술과 관련, ‘특허 사용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이 제기되자 노틸러스효성은 “LG엔시스가 제기한 기술은 이미 시장 초기부터 사용돼온 선행 사용기술로 특허사항이 아니다”라며 특허 심판원에 무효소송을 제기하며 맞섰다.

 당초 양사의 공방은 시장 침체를 맞고 있는 업계의 선두권 업체 간 갈등이라는 점에서 당사자 간 협의로 조용히 타결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끝내 법정 판가름이 불가피해졌다.

 ◇한국HP vs 대한생명=지난달 13일 한국HP가 대한생명을 상대로 제기한 ‘용역비 청구 소송’에서 내려진 원고 승소 판결에 대해 대한생명 측은 지난 3일 서울남부지원에 항소장을 접수시켰다.

 이로써 국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발주처와 공급업체가 프로젝트 지연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두고 치른 법정 다툼은 당분간 ‘끝나지 않은 게임’으로 남게 됐다.

 양사의 법정공방은 지난 4월 소송절차가 시작돼 8월 결심 공판을 거쳐 지난달 최종 선고 공판이 이뤄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양사가 향후에도 프로젝트와 관련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항소하지 않고 유무형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도 점쳤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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