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모리시장 주도권 노려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256Mb P램을 개발한 삼성전자가 업계 예상보다 빠른 P램 대용량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현 주력 메모리와 차세대 메모리를 둘러싼 시장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삼성전자가 발표한 P램 개발 로드맵은 노어플래시의 용량 증가 속도와 거의 비슷해 이미 낸드로부터 강한 도전을 받고 있는 노어플래시의 입지는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낸드와 노어플래시를 모두 생산하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P램은 삼성전자의 시장 주도 품목인 낸드플래시를 장기적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 스스로 P램 대용량화 속도를 안배해야 하는 딜레마도 안고 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메모리 전략=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인 P램(상변화메모리)·F램(강유전체메모리)·M램(강자성메모리) 가운데 P램을 가장 먼저 상용화한다.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이 차세대 메모리로 P램과 F램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지 약 1년 만이다.
정태성 삼성전자 상무는 “집적도와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차세대 이동통신에 적합한 P램을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고 지난 4일 공식 석상에서 발표했다. 이는 모바일 토털 솔루션 업체를 지향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과도 일맥 상통한다.
◇삼성전자 모바일용 메모리 현·차세대 석권 기반 마련=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최초로 256Mb P램을 개발한 데 이어 내년에는 512Mb, 2007년 1Gb, 2008년 2Gb를 개발, 차세대 메모리인 P램에서도 매년 2배 이상 성장한다는 ‘황의 법칙’ 실현에 도전한다.
이 같은 로드맵대로라면 속도와 용량 면에서 강점이 있는 P램이 휴대폰용 메모리 시장에서 노어플래시를 급격히 대체할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휴대폰 용에서 대용량은 낸드, 상대적으로 저용량·고속 메모리는 P램을 채택함으로써 현 주력 메모리 시장과 차세대 시장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낸드·노어·P램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모바일 메모리 상황에 맞춰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닌 유일한 기업이 된 셈이다.
◇P램 ‘황의 법칙’ 적용의 딜레마=모바일용 주력 메모리를 모두 갖춘 삼성전자로서는 모바일 메모리 시장에서 ‘꽃 놀이 패’를 쥐고 있는 셈이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P램에 ‘황의 법칙’을 적용할 경우, 삼성전자는 자사가 모두 생산하는 노어플래시·낸드플래시·P램 사업 간의 조율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 노어플래시 시장 점유율 7위에 올라 있다.
특히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이 제품의 시장성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P램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하지만, 이미 일본의 히타치제작소·르네사스테크놀로지 등이 내년 P램 양산 계획을 발표하고 사업화를 가속화하고 있어 해외 업체와의 경쟁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