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게임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업체(SP)인 SK텔레콤에 이어 SKC&C마저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SKC&C(대표 윤석경)는 지난 27일 WRG(대표 박외진)가 개발중인 온라인 캐주얼 스노우보드게임 ‘크리스탈보더’의 전세계 판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마소프트의 ‘릴온라인’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SKC&C의 이같은 움직임이 독단적인 사업 전략에 따른 것인 지, 그룹차원의 교통정리 결과에서 나온 것인 지 분간하기 어렵다. SK그룹은 그동안 SK텔레콤, SK커뮤니케이션 등 계열사와 와이더댄·IHQ 등 관계사를 통해 동시 다발적으로 게임사업을 전개해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SKC&C는 SI업체로 콘텐츠인 게임사업과 성격이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SK가 그룹차원에서 게임사업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기존 게임업체 M&A 등에서 퍼블리싱으로 방향을 바꾼 것 같다는 인상이 짙다.
SK는 올초 ‘팡야’ 개발사 엔트리브의 대주주인 IHQ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등 그동안 중견 게임업체 M&A에 집중해왔으나, 초기 진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퍼블리싱을 통한 ‘학습효과’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이런점에선 삼성전자 DMC를 통해 온라인게임 퍼블리싱으로 짭잘한 재미를보고 있는 삼성을 벤치마킹한 같다는 얘기도 들린다.
SK의 보다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게임시장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대기업들의 경쟁은 삼성, CJ, KT, SK 등의 4파전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특히 SK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KT그룹이 어떤 대응 수를 들고 나올지도 궁금하다. KT그룹은 현재 디지털 콘텐츠사업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보고 KT·KTF·KTH 등 3개 계열사의 교통정리와 미래 비젼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4대 그룹 외에도 대성그룹 등 크고 작업 기업집단들이 디지털 콘텐츠 시대를 앞두고 게임산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결국 대기업들의 본격적인 게임시장 진입으로 벤처 출신의 전문 개발사들이 주도해온 국내 게임시장은 격동기를 예고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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