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체들이 시야를 해외로 돌리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스틱아이티투자·엠벤처투자 등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 펀드(조합)를 결성해 해외 벤처 투자에 적극 나설 채비를 갖췄다.
◇어느 업체들이 움직이나=가장 적극적인 곳은 엠벤처투자(대표 홍성혁). 이 업체는 작년 말에 3000만달러 규모의 아시아퍼시픽벤처투자조합(1호)을 결성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와 2007년을 목표로 각각 3000만달러와 4000만달러 규모의 2, 3호 펀드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스틱아이티투자(대표 도용환·최병원)도 내년 1분기 출범을 목표로 1억달러 이상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으로 현재 마무리 작업중이다. 이 회사는 펀드 결성과 동시에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권에 투자한다.
작년과 올해 각각 1000만달러(KTB·UCI 벤처조합)와 3000만달러(KTB벤처펀드)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던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김한섭)도 내년에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펀드 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해외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앞으로 펀드 규모가 확대되는만큼 해외 투자를 늘려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미국에 지사를 두는 등 해외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한국기술투자(대표 김형기)도 내년에 현지 벤처캐피털과 공동 투자 및 후속 투자 등을 적극 펼칠 예정이다.
◇왜 진출하나=중국 벤처시장이 급부상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국내 투자처 발굴 한계가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들어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 등으로 투자여력이 크게 늘어났으나 최근 1∼2년 사이에 이렇다 할 유망업종이 떠오르지 않으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엠벤처투자 관계자는 “주요 투자처였던 휴대폰 부품과 디스플레이 등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벤처 거품이 빠진 이후 벤처캐피털의 재원은 5조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나 신규 투자는 감소 추세다. 표 참조
여기에 올해 들어 잇따른 성공 사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TB네트워크와 LG벤처투자(대표 구본천)는 각각 지난 10월과 4월 투자사인 차이나 파라다이스(중국 가전유통사)와 롱치어(중국 휴대폰디자인업체)를 홍콩과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시켰다.
◇출자자 설득이 관건=국내 결성 펀드 대부분이 규약상 국내 시장을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해외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출자자(LP) 설득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선두 해외시장 개척자들이 잇달아 대박을 터뜨릴 경우 후발주자가 계속 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해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처의 한계, 중국시장의 급부상으로 해외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해외 투자처 관리 한계 및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 때문에 출자자 설득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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