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침체에 빠진 만화시장을 구할 구원투수로 나선다.
문화관광부가 ‘창작 활성화’를 만화시장 발전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고 3억원을 들여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등과 함께 ‘온라인 만화창작소’ 웹사이트를 설립한다. 이에 따라 웹툰과 같은 장르를 통해 온라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 외에 수많은 기성작가들의 창작기회도 크게 늘어나 창작만화의 질 향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은 기회의 땅=정부와 업계가 ‘온라인’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1990년대 30여종에 달하던 출판만화 잡지가 70% 이상 폐간된 상황에서 만화가들이 자유롭게 만화를 발표하고 유통하는 길은 온라인 만화유통체계 구축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 다음 등 주요 인터넷 포털들이 온라인 만화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상당수 콘텐츠가 제본소 유통 만화를 스캔해 제공하는데 머물러 있어 신규 콘텐츠가 꾸준히 제작되지 않으면 조만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 7월 완성되는 ‘온라인 만화창작소’는 한국만화가협회와 우리만화연대에서 활동하는 800여명의 만화가들이 작품을 발표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또 개별 작품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포털 및 인터넷 업계에 신규 콘텐츠를 제공하는 B2B 마켓 기능도 수행한다.
이를 위해 만화가협회는 최근 네이버, 다음, 엠파스 등 대형 포털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온라인 만화창작소’에서 제작된 만화가 포털을 통해 활발하게 유통되고 공동 마케팅을 펼쳐 수익을 창출해나가자는데 합의했다.
‘온라인 만화창작소’는 특히 이미지 포맷이나 크기, 저작권 표기법 등 온라인 만화 제공업체별로 달랐던 기준을 체계화하고 유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디지털 이미지 데이터 표준을 확립할 예정이다. 블로그를 통한 작가와 독자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한다.
◇장편 대작 필요=정부와 업계가 ‘온라인’에 승부를 건 것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다. 인터넷에 익숙한 청소년들의 종이 만화책 선호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 필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만화산업의 진정한 부활을 위해서는 장편 대작이 많이 나와야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당장 웹툰을 통해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젊은 작가들은 장편 제작 능력이 부족하고 장편 창작 경험이 많은 중견작가들은 디지털 제작 능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에 만화가협회는 내년 연중사업으로 만화가 심화재교육을 추진한다. 온오프라인 작가가 서로 만남으로써 시너지를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문화부도 내년도 기획만화창작지원사업에 6억원 가량을 투입해 창작 활성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만화가협회의 전병진 전략사업태스크포스팀장은 “만화가 전체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을 이루고 있음에도 정부 지원시 관심을 덜 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만화가들 스스로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정부가 적극적인 배후지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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