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로 IT산업의 수출 타격이 예상되고 있지만 전자소재 업계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채산성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최근의 엔화 약세로 당장 재료 수입가격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소재는 원재료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데 대부분 엔화로 결제하고 있다. 올해 5월까지만 해도 950원대를 유지하던 엔화가 9월 이후 급락, 지난달 31일 7년 2개월 만에 900원 선이 무너진 데 이어 1일에도 약세가 지속됐다. 이에 따라 전자소재 업계는 수입금액이 5%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자소재 업계는 또 소량이지만 일본에 수출하는 제품의 결제 통화를 엔화에서 달러화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결국 수입은 엔화를 유지하고 수출은 달러화로 바꿔 엔화 약세에 따른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엔화 약세로 인한 전자소재 업계의 반사이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달러 강세 분위기 속에서 엔화 약세가 불가피하지만 국내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되면서 원화 약세는 매우 완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들어 엔화 가치는 11%나 급락했지만 원화 가치의 하락은 1% 미만이다.
LG화학(대표 노기호)은 편광판 재료인 PVA필름과 TAC필름을 각각 일본 구라레이와 후지필름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대부분 엔화로 결제하고 있어 엔화 약세를 반기는 분위기다. 또 2차전지 소재인 양극활물질과 음극활물질의 수입액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LG화학은 반면 편광판과 2차전지는 대부분 국내에서 소화되기 때문에 엔화 약세로 인한 타격은 없다고 설명했다.
동박적층필름을 생산하는 상아프론테크(대표 이상원)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원재료인 폴리이미드 필름 및 동박 등에서 3% 내외의 가격 인하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원재료를 수입할 때는 엔화 결제를 유지하는 한편 일본 수출제품의 결제 통화는 최근 엔화에서 달러로 대부분 전환, 환차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반도체와 LCD 공정의 필수 소재인 식각액을 만드는 테크노세미켐(대표 정지완)은 식각액의 원액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엔화 약세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승원 테크노세미켐 상무는 “매출 중 엔화 결제 비중을 꾸준히 줄이는 등 대비를 해 왔고 원자재 비용 감소 효과도 있어 엔화 약세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우화인켐(대표 문신철)은 포토레지스트 원료 등 주요 원자재 수입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엔화 약세를 호재로 보고 있으며, SKC(대표 박장석)도 일본에서 들여오는 폴리이미드 필름 생산장비의 도입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장동준·한세희기자@전자신문, djjang·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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