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 개방 어디로 가나](3)기술 준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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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선 포털을 만들어도 실제 서비스 영역은 지나치게 제한적입니다. 이동통신사마다 플랫폼 구조가 달라 개별적인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데다 다운로드 서버나 결제 시스템을 연동하는 작업도 아직 미비한 부분이 많습니다.”

 무선 포털 서비스를 준비하는 한 포털 회사 관계자의 푸념이다. 무선인터넷 망 개방이 현실화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외부 포털 사업자가 느끼는 기술적 제약의 벽은 매우 높은 게 현실이다. 망 개방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이슈를 좀더 세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플랫폼 연동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서부터 무선인터넷프로토콜(WAP)과 외부 포털의 서버 연동 작업 등 남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궁극적으로 무선인터넷 표준 플랫폼인 ‘위피’의 호환성을 높여 망 개방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과제다.

 ◇복잡한 플랫폼 구조=무선 포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부 사업자들이 이통사와의 망 연동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플랫폼 영역이다. 이통사마다 서비스용 플랫폼이 상이한 데다 아직 연동 정보를 완벽하게 공개하지 않아 접근이 극도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만 해도 다운로드형 콘텐츠용 버추얼머신(VM)이 ‘지넥스’ ‘SK-VM’ ‘위피’ 등 세 가지나 된다. KTF도 ‘브루’와 ‘위피’ 두 가지를 사용중이다. 외부 포털이 이통사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플랫폼에 따라 서버를 별도로 구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대안으로 이통사들은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방식으로 서버를 임대하는 모델을 제시했지만 수수료가 높아 포털들의 이용이 미미하다. 게다가 KTF는 아직 ASP 형태의 사업 협력 모델이나 플랫폼 연동 정보를 내놓겠다는 전략이 없어 외부 포털이 다운로드형 콘텐츠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닫혀 있다.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세통신은 이 같은 제약 때문에 SK텔레콤의 ‘지넥스’ ‘SK-VM’, LG텔레콤의 자바 기반 콘텐츠 등 전체 무선인터넷 서비스 중 극히 제한적인 영역만 제공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표준화 갈 길 멀다=외부 포털의 기술적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플랫폼 표준화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표준 플랫폼 ‘위피’의 도입을 의무화했지만 아직 보급 단말기가 적어 서비스 영역이 좁다. 게다가 표준이라고는 하지만 이통사별 규격이 제각각이라 호환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부 포털 사업자로서는 ‘위피’용 콘텐츠를 서비스하기 위해 VM과 마찬가지로 이통사에 따라 별도의 서버를 둘 수밖에 없다. 또 사용자의 단말기에서 다운로드 요청이 발생할 때, 외부 포털의 ‘위피’ 서버로 분기하는 기술도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KTF·LG텔레콤 등은 내년 이후 이를 구현할 계획이며 SK텔레콤도 극히 제한적인 방법만 열어 놓고 있다.

 외부 포털이 왑(WAP) 페이지를 구축해도 위피용 콘텐츠의 다운로드 서비스는 현재까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표준 플랫폼 ‘위피’의 위상이 전혀 표준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통사가 표준 규격과는 별도로 사용중인 자체 규격을 향후 어떻게 표준화해 나가느냐가 큰 과제일 수밖에 없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의 플랫폼 구조가 복잡하다 보니 다운로드형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서버 구축 등에 투자해야 할 부분이 지나치게 많다”며 “빌링 시스템 연동에서도 제약 사항이 많아 외부 포털의 무선 사업이 경쟁력을 갖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