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구의 놈투 이야기](2)기획의 시작은 `그들을 매료시켜라`

이번 호에서는 ‘놈’에 이은 시리즈 ‘놈투’를 어떻게 만들어야 유저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초기 기획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앞서 화면 4방향을 모두 사용하는 ‘놈’이라는 낯선 게임이 과연 얼마나 유저에게 어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일부에서는 ‘안되면 정말 완전히 안될 수도 있다’라는 비관적인 의견도 있었고, 따라서 긴장과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서비스 기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다운로드는 점점 불어났다. 보통 모바일게임은 수명이 2∼3개월에 불과하기 마련인데, 이 ‘놈’은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한 다운로드를 보였다. 당시 외부 업체에서 ‘비결이 뭐냐고’ 묻기도 했는데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고, 단지 ‘입소문이 아니겠는가’ 라고 추측할 뿐이었다. 화면을 돌리면서 게임을 진행하고, 내용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기에 꾸준히 입소문을 탈만 한 요소는 많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그렇게 유저의 사랑을 받게 됐고 슬슬 후속작을 준비해야 했다. 후속작을 놓고 ‘년’을 해야 하느냐, ‘놈2’를 해야 하느냐 등 의견이 분분했다. 다 했으면 좋겠는데, 동시에 두 작품을 하기는 힘들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놈2’였다. 그런데 전작이 워낙 파격적이여서 ‘놈2’ 컨셉트를 잡기란 정말 피를 말리는 작업이었다. 주변에서도 ‘놈2’를 어떻게 만들거냐며 걱정을 많이 했다.

일단 주인공 놈이 ‘놈2’에서도 다시 달릴 거리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놈’에서는 현실세계의 모험을 담았기에 ‘놈2’에서는 현실이 아닌 비현실 속에서 달리게 했다. 그리고 그 비현실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 고민을 하다가 스토리와 구성에서 자유도가 높은 정신세계로 배경을 잡게 됐다. 정신세계 속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나오던 상관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놈이 어떻게 자신의 정신세계로 들어갈 수 있느냐였다. 여기서 선택한 것이 ‘유체이탈(Out Of Body)’이다. 평소에 미스터리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유체이탈이라는 소재가 나중에 스테이지 진행을 하면서도 여러모로 쓸모가 많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반면 게임내 표현에서 유체이탈을 인트로에 충분할 정도의 파격적인 비주얼로 보여주지 못한 점이 마음에 남았다. 물론 용량 때문이다. 그래서 의미 있는 문장을 하나 넣었다. “나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고 나는 나와 함께 여기에 있다”라고. 유체이탈을 하면 자신이 자신을 볼 수 있다라는 가설이 있는데 그것을 응용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큰 컨셉트를 잡아나갔다.

또 하나의 문제는 유체이탈로만 끌고 나가기에는 앤딩이 밋밋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항상 미스터리물의 결론이 우주에서 끝을 맺듯이 ‘놈2’의 결론도 우주를 무대로 끝내기로 했다.

우주 하면 떠오르는 것이 UFO와 외계인이고, 외계인하면 ET가 떠오른다. 그래서 영문자 ‘ET’를 위아래로 표기한 한글 ‘투’자가 나왔고, ‘놈2’를 ‘놈투’로 표기한 것이다. 소제목은 당연히 ‘Out Of Body’가 됐다. 이렇게 ‘놈’의 후속작인 ‘놈투’의 큰 첫 번째 과제를 풀어나갔다.

<신봉구 bong@gamevil.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