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직원들은 회사 내부 서류 작업이 아닌 외부에서 현재 고객 및 잠재 고객과의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이는 현장 업무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가에 따라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4대 생명보험사 중 하나인 알리안츠생명은 과거 자사의 알리안츠 어드바이저(AA)들이 노후화된 PC 환경으로 인해, 많은 시간을 사무실 내에서 보내야만 하는 비생산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알리안츠생명은 모바일 컴퓨팅 기술을 도입, 컴퓨터 환경을 변화시키면서 근무 생산성도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모바일 기반의 노트북PC를 1만1000여명의 AA들에게 지급하고, 전산 환경을 모바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오는 2007년에는 AA들이 고객과 접촉하는 시간이 늘어나, 올해보다 15% 이상 신규 계약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전 세계 70여개 국에 17만40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세계 최대의 금융 보험 서비스 회사 중 하나인 알리안츠그룹의 한국 자회사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전국에 4개의 지역 영업본부, 39개 지점, 315개 영업소, 17개의 PA(Professional Advisor) 지점을 구축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AA들의 주요 업무는 신규 고객 확보와 기존 고객 관리이다. AA들은 PC를 이용해 각 고객의 요구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최적의 상품을 선정한다.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하기 전 알리안츠생명의 AA들은 고객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를 노트에 기록하고 회사나 영업점으로 돌아와 다시 데스크톱PC에서 본사의 업무 관련 DB Pool에 접속하여 재입력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를 다시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 최소 2∼3일의 시간이 필요했다. 더욱이 주말이나 휴일이 중간에 끼면 그 기간은 더욱 늘어났으며, 고객이 다른 보험 상품에 대한 추가 설계 요구시 고객은 다시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또 AA들은 고객의 조건과 요구에 따라 무거운 리포트 및 상품 자료, 관련 서류 등을 가지고 다녀야 했으며, AA의 인원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스크톱PC는 외부에서 수많은 고객들을 만나야 하는 알리안츠생명 AA들의 시간을 지연시켰다.
알리안츠생명은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위한 꾸준한 매출 성장을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1000명 이상의 종업원으로 구성된 사업체의 근무 시간이 주 6일 44시간에서 주 5일 40시간으로 줄어들면서, 알리안츠생명은 AA들의 효율적인 시간 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했다.
알리안츠생명은 모바일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알리안츠생명의 CIO인 버트란 도리니 전무는 “AA들이 사무실에 있는 PC를 사용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허비하는 것 대신, 보다 유연하고 생산적인 무선 모바일 컴퓨팅 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면서 “모바일 컴퓨팅 환경이 AA들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자사 AA의 이동성 향상을 위해 지난 2003년 11월부터 각 영업소의 데스크톱PC에서 제공했던 종합 재무 설계 프로그램인 POS(Power On your Sales)를 모바일 기술 기반의 노트북PC의 무선 환경으로 마이그레이션했다.
모바일 환경 구축 후 알리안츠생명 AA들은 식당, 사무실, 호텔, 공항 등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재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무선 네트워크 환경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국 315개 모든 영업소에 무선 LAN 환경 구축을 진행 중이다.
현재 알리안츠생명 AA들은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본사 mPOS 업무 시스템에 접속, 상담 중인 고객의 문의에 대해 실시간으로 정확하고 다양한 답변들을 제시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 종로지점 홍익영업소의 백덕순 AA는 “기존 2∼3일 걸리던 고객의 보험료 산출 서비스를 고객과 차 한잔 마시는 짧은 시간 동안 노트북PC를 이용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 카탈로그와 자세한 설명, 다양한 산출 결과들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은 보험 상품의 선택이 넓어져 혜택이 커졌다”고 말했다.
알리안츠생명은 무선 컴퓨팅 환경을 위해 인텔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을 도입했다. 인텔코리아 주양예 차장은 “인텔 센트리노 모바일 기술이 적용된 노트북PC는 기존의 노트북PC에 비해, 향상된 배터리 성능과 저전력의 인텔 센트리노 모바일 칩을 이용해 외부 전원 공급 없이도 6시간 반 이상 무선 인터넷 및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다”면서 “이같은 모빌리티 컴퓨팅은 사무 환경을 혁신하는 좋은 도구”라고 강조했다.
◆세계 금융권 도입 사례
금융권은 10개 금융기관중 4개 정도가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을 구현해 활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가 최근 미국, 영국, 독일 등의 국가에서 500명 이상의 사업장 540여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융권은 도·소매업 수준과 엇비슷한 39% 정도로 나타났다.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IT 도입이 빠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가트너는 모바일 뱅킹 및 증권을 제공하는 금융기관들과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이 겪었던 B2C의 부정적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설명했다.
그럼에도 금융권에서도 데스톱PC를 모바일PC로 꾸준하게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3년 평균으로 금융권 PC 사용자 7명중 1 명은 모바일PC로 전환했으며, 지난해에도 이 비율은 지속됐다. 이는 비금융권 노트북PC 전환율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출장 및 재택 근무 증가가 모바일PC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다. 금융권은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타업계보다 더 낮은 가격에 모바일PC를 구입하길 희망했다. 이는 모바일 컴퓨팅 관련 업계들이 금융 업계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금융 및 보험 회사들(직원 수 1000명 이상)중 39%만이 앞으로 1년 안에 개인휴대단말기(PDA)와 같은 모바일 기기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61%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금융 및 보험 중소기업들은(직원 수 1000명 이하) 65%가 모빌리티 컴퓨팅 도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대조를 이뤘다.
응답자중 37.3%는 1∼2년 사이에 투자대비수익(ROI)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고, 33.9%는 2∼4년의 기간을 예상했다. 또 응답자중 단 40.7%만이 802.11 Wi-Fi 무선 LAN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업계 표준인 57.4%보다 낮은 수치다. 사무실 어디에서나 네트워크 연결이 가능하다는 편리함과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무선 LAN을 실행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무선 데이터의 보안 문제가 금융권 모빌리티 컴퓨팅 확산의 발목을 잡고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권 특성상 보안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객은 물론 금융기관이 막대한 금전적 손해을 보기 때문에 완벽한 보안을 담보하지 않으면 모빌리티 컴퓨팅 확산은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획기적인 보안 제품을 잇따라 내놓아 모빌리티 환경 구축에 따른 보안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특히 미션크리티컬한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권을 지원하는 보안 기술도 진보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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