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DTV업체들, 수출의 당당한 `한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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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중소 디지털TV(DTV)업계가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버금가는 수출실적을 올리며 세계 DTV시장 신 강자로 떠올랐다.

 중소업체들의 이 같은 선전은 80년∼90년대 일본 소니와 마쓰시타가 세계 브라운관 TV시장을 주도하면서 도시바·미쓰비시·산요·JVC·샤프 등 일본의 많은 업체가 덩달아 TV브랜드로 성공한 것과 비교되며 한껏 기대를 모으고 있다.

 25일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이레전자·덱트론·디보스·우성넥스티어·하스퍼·현대이미지퀘스트 등 주요 DTV업체 12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 수출 실적은 작년 대비 84% 급증한 8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표참조

 이에 따라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10여 중소 DTV업체를 합칠 경우 올해 국내 중소 DTV업계 수출액만도 처음으로 10억달러(1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DTV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금액 1조원 안팎과 비슷한 수치다.

 김규완 한국전자산업진흥회 팀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해외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제품까지 합치면 수출금액은 훨씬 많아질 것”이라면서도 “국내 생산 수출 제품만 따지면 삼성, LG, 중소업계가 각각 1조원 안팎의 실적으로 삼두마차 체제가 형성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출 급증은 중소업체들이 PDP와 LCD TV 등 첨단 제품에서 일본·대만 등을 따돌리고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DTV시장 정상을 다투며 생긴 ‘코리아 프리미엄’ 후광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심봉천 디보스 사장은 “기본적으로 올해 들어 LCD TV의 수요가 배 이상 늘어나는 등 시장이 급팽창해 수출도 함께 커진 측면이 강하다”며 “브라운관 TV시절 소니와 마쓰시타의 후광으로 세계적인 메이커로 부상한 일본 전자업체들처럼 국내에서도 DTV에 관한 한 삼성·LG에 이은 제3의 세계적 브랜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문식 디스플레이기업협의회장(이레전자 대표)은 “수요급증으로 중소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나 업체마다 비슷한 부품을 개발하느라 중복투자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중소업계가 부품공용화, 해외물류기지 공동 설립 등 협력 비즈니스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