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자 지급·결제 시장의 최강자인 FDC의 KMPS 인수로 국내 카드 밴(VAN) 시장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스마트카드 도입, 온라인 거래 증가 등의 시장 환경 변화와 맞물려 국내 밴 시장의 지형 변화 폭은 훨씬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5위권 수준(현금 서비스를 포함한 카드 사용액 기준)인 국내 카드 시장이 전세계 전자 지급·결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FDC 진출 파장이 국내 시장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 업계는 이번 인수로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이미 올 초부터 FDC가 국내 시장 진출을 위해 몇몇 업체와 물밑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하고 예의주시해 왔지만 결과는 ‘핵폭탄’ 급이라는 게 중론이다.
◇어떤 업체인가=FDC(http://www.firstdata.com)는 전세계 신용카드 정보처리 시장의 30∼40%를 차지하는 전자 지급·결제 서비스 업체로 약 410만개 지역에서 1500개 카드 발급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신용·직불·스마트카드 등의 발급·거래 승인·송금 서비스, 사기 방지·인증 서비스, 인터넷·모바일 결제 서비스 등을 제공중이다.
이번에 인수된 KMPS는 현재 중소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약 25만개 가맹점을 확보하며 한국정보통신·케이에스넷 등에 이어 카드 VAN 시장에서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추가 인수 가능성=국내 밴 업체에 대한 FDC의 인수설은 올 초부터 흘러나왔다. FDC는 KMPS 인수에 앞서 이미 선두권 업체 2∼3곳에 대한 인수 협의를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KMPS 인수 협상이 급물살을 타 지난 6월까지 실사 작업을 마무리한 뒤 최근까지 인수 조건과 후속 서류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FDC의 인수는 KMPS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인수가 유력시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FDC는 이미 금융감독원에까지 추가 인수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FDC가 상위 업체 한 곳을 더 인수한다면 크게 4∼5개사가 점유하고 있는 이 시장에서 사실상 선두로 올라서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영향과 전망=FDC는 세계적인 기업의 국내 VAN 시장 진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기존 마그네틱(MS) 방식의 카드 시장이 IC칩을 탑재한 스마트카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데다 이를 매개로 한 다양한 신규 전자 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업계 실정은 녹록지 않다. IC카드로 시장 환경이 변하고 있지만 과거 출혈 경쟁 등의 여파로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이 시장을 겨냥한 신규 투자를 망설여 왔다. 이 와중에 전개될 FDC의 공세는 기존 VAN 업계 처지에서는 예고된 융단 폭격에 해당한다.
FDC의 인수는 VAN 업계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솔루션을 수출하고 있으며 앞선 수준을 자랑하는 국내 금융 IT와 전자 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성공은 곧 아시아 지역 공세를 위한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이 FDC의 투자가 갖는 매력이다. 이미 전자 결제 관련 국내 기업들은 비자카드 등을 통해 싱가포르·대만 등에 핵심 기술과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또 우리은행·농협·하나은행·경남은행 등 11개 시중 은행을 카드 회원사로 확보, 신용카드 서비스를 제공중인 BC카드의 대응도 주목된다. FDC의 주요 사업 모델이 카드 전산처리 업무에 있어 향후 VAN 시장을 장악한 뒤 이 서비스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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