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모토로라 ‘레이저’의 광풍이 삼성전자 ‘블루블랙폰’ 열풍을 일단 잠재웠다. 모토로라는 3분기에 3870만대를 판매, 삼성전자(2680만대)와의 판매량 격차를 1190만대로 벌였다. 양 사간 판매량 격차가 1000만대 이상 벌이진 것은 지난해 4분기(1070만대) 이후 9개월 만이다.
삼성 역시 3분기에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격차는 지난 1분기 420만대, 2분기 940만대 이후 확대됐다. 이 같은 추세는 4분기에 재고조정에 들어간 삼성전자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모토로라의 영업방식을 감안할 경우,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황=모토로라는 3분기에 ‘레이저 효과’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세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모토로라는 이 기간동안 전년동기 대비 66% 증가한 3870만대를 판매했다. 이로써 모토로라 판매량은 올 들어 9월 말 현재 1억대를 돌파했다. 세계 점유율 또한 전년동기대비 5.5%, 전분기 대비 1% 가량 증가한 19%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증가는 3분기에 650만대가 판매된 레이저 모델과 신흥 시장의 저가픔 판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미와 시사점=3분기 모토로라의 실적은 크게 ‘초슬림, 초저가’ 위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인 2680만대를 판매하고도, 모토로라와의 격차가 확대된 것은 인도·중국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대한 저가품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모토로라의 실적은 또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온 삼성전자의 탄력적인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3분기에 중동·아프리카·인도·동남아시아에서 저가품 판매에 주력하면서도 10.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고가품에 주력한 삼성의 영업이익률은 12%로, 모토로라에 비해 1.3% 높은 수치다. 저가품 판매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대목이다. 양사의 3분기 실적은 규모의 경제 실현과 신흥 저가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 필요성을 재삼 환기시켜주고 있다.
노근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토로라의 실적은 로엔드 제품 마진이 하이엔드 제품 보다 높을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세계 시장이 노키아·모토로라·삼성전자·LG전자 등 빅4로 고착화 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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