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격투 대전게임의 세계

격투 대전게임만큼 게임의 본능에 충실한 장르는 없다. 상대방과 치고받고 치열한 싸우다 보면 어느새 온몸에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기 마련이다. 특히 상대의 허점을 노려 치명타를 가했을 때의 짜릿함이란 더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는 ‘철권’이나 ‘버추얼파이터’와 같은 격투게임이 오락실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이유다.

최근들어 오락실에서나 볼 수 있었던 격투게임이 온라인 게임으로 대거 쏟아져 나와 게이머들도 덩달아 바쁘게 됐다. 환절기를 맞아 축 늘어져 있지 말고 온라인 격투게임으로 원기(?)를 회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누가 뭐라해도 ‘철권’이나 ‘버추얼파이터’는 대전 격투게임의 교과서다. 하지만 이같은 정통 대전 격투게임을 이제는 콘솔 게임기가 아닌 온라인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라디오게임즈가 제작하고 NHN이 오픈베타 서비스중인 ‘권호’, 닐소프트가 개발해 CJ인터넷이 서비스할 계획인 ‘쿠드그라스:자비의 일격’ 등의 온라인 격투게임 덕분이다.

# 콘솔 못지 않은 타격감

이들 온라인 대전 격투게임은 콘솔용 정통 격투게임에 못지않은 풍부한 타격감을 주면서도 캐릭터 육성, 커뮤니티 등 온라인 특유의 요소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 ‘권호’는 팔극권 태극권 등 고전 무술과 무에타이 이종격투기 등 현대 격투기를 철저한 고증을 거쳐 구현해 타격감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덤으로 게이머는 자신의 캐릭터를 선정, 원하는 무술을 습득하고 대련을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등 전략적인 재미와 액션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쿠드그라스’도 시원시원한 타격감을 기본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킴에 따라 공격력과 방어력이 올라가도록 했고 아이템도 착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이들 게임이 차별화되는 것은 온라인 게임인만큼 일대일 대전 이외에도 다대다 대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쿠드그라스’는 8명이 팀을 이뤄 4대4대전을 벌이는 장관을 연출할 수 있다.

# 초보자도 문제없어

사실 정통 격투 게임은 초심자들이나 여성들로서는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 게임이다. 이에 따라 ‘권호’는 무술의 종류별로 조작 난이도에 차이를 둬 초보자들을 배려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정통 격투 게임이 어렵다고해서 외면할 필요가 없다. 정통 격투 게임에 비해 다소 액션이 강화된 게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게임은 PC의 사양도 크게 타지 않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이지노리에서 개발해 써니YNK에서 서비스하는 ‘이지파이터’는 ‘조작이 어려운 격투게임은 남성 전유물’이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트리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2대 2, 3대 3 등 최대 6명까지 격투를 벌일 수 있는데 게임의 진행이 빨르다는 점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겟앰프드’도 기본적으로 방향키에 점프(V), 약공격(C), 강공격(X), 조준(Z) 등 조작이 단순해 초보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물론 대전 게임인만큼 여러키를 조합해 필살기를 이용할 수 있고 직업별, 무기별로 다양한 스킬을 구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 게임은 다른 플레이어와 대전하는 7가지 토너먼트와 컴퓨터상의 캐릭터와 상대하는 4가지 챌린지 모드 등 무려 11가지에 이르는 대전모드를 제공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 게임은 과장되고 다소 엽기적이기까지한 캐릭터덕분에 초등학생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 메카닉 격투게임도 인기

인간이 아닌 로봇, 즉 메카닉을 동원해 격투를 벌일 수도 있다.

엔로그소프트가 개발, 한게임을 통해 서비스되는 ‘바우트’는 아기자기한 로봇이 등장하는 캐주얼 메카닉 게임이다. 이 게임은 개인 또는 팀별로 전투를 벌이는 대전모드로 격투를 벌일 수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별도로 몬스터와 보스를 처리해야 하는 RPG모드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각 모드의 아이템과 게임머니는 공유되기 때문에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골라즐길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파츠’라는 부품을 이용해 변신이 가능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다.

‘리니지의’ 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준비중인 ‘엑스틸’도 기다려볼만 하다. 이 게임은 일인칭슈팅(FPS)과 MMORPG 등의 장르가 뒤섞인 하이브리드 액션 슈팅게임으로 장르를 정의하기가 다소 모호하다. 하지만 양손 무기 사용이 가능해 한 손에는 머신건, 빔 캐논, 로켓 런처 같은 발사형 병기를 쥐고, 다른 손에는 검과 창과 같은 근접 무기를 들고 일대일 대전이 가능하다.

게이머는 휴머노이드 보행병기를 움직이는 용병 파일럿이돼 행성 콜로니가 존재하는 미래의 화성을 무대로 생존과 독립을 위한 전투에 참여하게 된다. 이동, 점프, 공격, 파츠 조합 등 메카닉 게임이기에 가능한 하이퍼 액션이 색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엑스틸에 등장하는 메카닉은 중장비라기 보다는 고속으로 이동하며 화려한 공격을 펼치는 기동병기에 가가워 기존 메카닉 게임에 비해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W, A, S, D 키와 마우스만으로 누구나 쉽게 조작 가능하며 기본 공격과 스킬 발동 키를 누르는 것만으로 콘솔게임처럼 간단하게 다양한 패턴의 연속 공격을 구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이제 온라인상에서도 오락실 못지 않은 다양한 대전 격투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밥상은 이미 차려진 셈이다. 게이머들에게는 이제 잘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는 일만 남아있는 셈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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