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열전]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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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터넷기업으로 NHN이 비상하고 있다. 내부 직원들의 창조성과 끊임없는 조직혁신의 노력이 지금의 NHN을 있게한 가장 큰 원동력이다./<캡션>NHN이 입주해 있는 분당벤처타운 전경. NHN은 오른쪽 동 9층부터 18층까지 10개층을 쓰고 있다.

NHN(대표 김범수·최휘영)이 국내외에서 펄펄 날고 있다. 이미 60%를 훌쩍 뛰어넘는 검색포털 네이버(http://www.naver.com)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좀처럼 꺾이지 않을 태세다. 게임포털 한게임(http://www.hangame.com)을 바탕으로 진출한 일본·중국 법인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고, 내년이면 미국 법인까지 본격 가동된다.

 이런 분위기는 주식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최근 두 달 사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가총액 3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최휘영 대표는 NHN의 껑충 높아진 기업가치를 대한항공의 시가총액 1조40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의 8600억원을 합친 것보다 높은 게 NHN 시가총액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다.

 그칠 줄 모르고 질주하는 NHN의 내부 경쟁력은 덩치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벤처정신으로 똘똘 뭉친 경영진과 직원’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이와 함께 NHN의 글로벌 경쟁력은 ‘잘 할 수 있는 분야로의 집중’ 전략으로 요약된다. 김범수 사장은 “비즈니스 모델은 일원화하되, 안에 담는 콘텐츠는 철저히 현지화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NHN의 직원은 1000명에 달한다. 얼핏 보기에는 대기업 수준이다. 그러나 벤처기업 특유의 끊임없는 혁신 정신으로 넘친다. 대형 조직과는 별개로 혁신 마인드로 무장하고 있는 것이다.

 검색기획 담당 한 직원은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완벽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직원은 없다”며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짜내고 보다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일하지만 뭔가 더 새롭고 좋은 것이 있을 것이라는 고민은 끊임없이 도전의식을 고취한다”고 설명했다. 실험정신도 빼놓을 수 없다. 한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면 일단 해보는 것이 NHN의 방침이다. 결과에 대한 피드백은 한 부서뿐만이 아니라 관련된 모든 부서가 공유한다.

 NHN의 직원들은 서로가 동료인 동시에 숨은 평가자다. 말단 직원부터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평가 대상과 평가주체의 경계가 없다. 때로는 위에서 아래로, 때로는 아래에서 위로 진행되는 NHN의 평가시스템은 매우 엄격하다. 그렇다고 동료 직원들의 눈치를 살피는 긴장관계를 형성하지는 않는다. 동료직원들의 성과와 잘하는 점을 위주로 평가, 개개인의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평가 결과는 곧바로 보상으로 이어진다. 조직원에 대한 적절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대규모 조직답지 않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시스템도 NHN의 내부 경쟁력에 포함된다. 서비스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커뮤니케이션 외에도 회사에 대한 의견 개진이 자유로우면서도 즉각적이다.

 서비스 개발부문 관계자는 “NHN의 내부 자유게시판은 항상 시끌벅적하다”며 “회사에 대한 모든 의견이 게시판에 올라오는데 직원들의 의견이 어느 순간 모두 반영될 정도로 커뮤니케이션이 신속하다”고 강조했다.

 사업과 회사에 대한 의견 개진에는 상하가 따로 없다. 올해 2월 입사한 한 직원은 “직접 기획한 서비스를 조만간 경영진을 상대로 프리젠테이션할 계획”이라며 “팀장, 부문장을 통하는 위계적인 일처리가 아니라 갓 입사한 신입사원도 경영진을 대상으로 보고할 수 있을 정도로 개방적인 것이 NHN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NHN의 비전은 한국이란 울타리에 갇혀 있지 않다. 일본에서 이미 게임포털 시장 1위를 차지했듯, 중국·북미 등 메이저시장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태세다. 1년의 절반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는 김범수 사장은 짬 있을때 마다 ‘월드베스트 인터넷기업’이란 미션을 내외부에 던진다.

 김범수 사장의 글로벌 전략은 언제나 창업 동지이자 전략가인 이해진 CSO(최고전략임원)의 힘을 받아 더 탄력을 받고 있다.

◆NHN의 직원 보듬기 

 NHN은 일할 맛나는 직장을 만들고 창조력을 배가하기 위한 ‘직원 보듬기’에 있어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선 직원 보살피기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얼마전 분당으로 사옥을 옮기면서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모두 11개 권역으로 나눠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회사에 도착하면 아침을 거를 까봐 간단한 식사와 스넥이 회사 비용으로 제공된다.

 업무 중간 외부에서 손님이 찾아오거나 직원들간 대화가 필요한 때는 회사내에 만들어진 카페테리아를 찾으면 된다. 외부 커피전문점에서 4000∼5000원하는 음료가 무조건 500∼700원 사이 금액으로 판매된다. 그 수익금은 전액 어려운 이웃에 기부된다.

 회사 공간 곳곳을 황토와 나무, 벽돌로 장식해 그야말로 ‘웰빙 사무실’을 만들어냈다. 딱딱한 의자에서 벗어나 편안히 회의나 모임을 진행하도록 온돌식 회의장도 만들어 놓았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통증을 느끼는 직원들을 위해선 업무시간 내내 의무실이 개방된다. 전문 간호사가 상주하면서 링거도 놔주고 간단한 응급치료도 해준다. 휴식을 원하는 사람은 편안한 안마 침대에서 달콤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이끄는 사람들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글로벌 인터넷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NHN의 출발은 미미했다. 그 눈부신 성장을 일군 5년여의 여정엔 수많은 인재와 리더의 땀이 베어있다.

 지난 99년 네이버컴을 설립, 사실상 현재의 NHN 기반을 닦은 이해진 최고전략임원(CSO)는 창업자에서 대표이사로, 다시 공동대표로 활동한 뒤 지금은 보더멤버로서 회사 전략을 총지휘하고 있다.

 이해진 CSO의 서울대 동기생이자 같은 삼성 출신인 김범수 사장은 회사 출발부터 NHN에 신명을 바쳐온 성장 주역이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인큐베이팅 골방에 파묻혀 ‘한게임’을 만들 당시, 지금처럼 한게임이 커질줄 예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가 이해진 CSO와 손잡고 ‘검색과 게임의 결합’이라는 전인미답의 모델을 창출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NHN은 없었을 것이다.

 김범수 사장이 글로벌사업을 총괄하면서 국내 집안 살림을 챙길 대표가 필요했다. 그래서 영입한 것이 언론인 출신의 최휘영 공동대표다.

 최 대표는 뉴스부문 총괄에서 일약 공동 대표로 뛰어오르면서 발군의 경영능력을 내외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소신과 포용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해외 돌격대’ 자격으로 일본·중국·미국에 파견돼 있는 현지 대표들도 빼놓을 수 없는 공신들이다. 천양현 NHN재팬 사장은 지난 2000년 진출 이후,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일본 제1의 게임포털을 만들어냈다. 김정호 중국 아워게임 사장도 불모지나 다름없던 중국시장에서 게임포털 동시접속자수 70만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NHN USA에는 문태식 전 NHN게임스 사장이 파견돼 내년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준비중이다.

 현재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허홍 최고재무담당임원(CFO)도 엔씨소프트에서 자리를 옮긴 뒤 핵심 전략멤버로 활약중이다. 이밖에도 최재현 검색부문 이사, 남궁훈 한게임 담당 이사, 글로벌 법무당당 이석우 이사 등이 회사의 중심부를 지키고 있다.

이진호·김민수기자@전자신문, jholee·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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