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불만 폭증에 발목잡힌 `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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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의 PC온 델의 AS(사후서비스)전략 등이 외신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PC시장의 표준을 주도해 온 델이 올들어 눈에 띄게 증가한 소비자들의 AS불만 때문에 실질적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지니스위크는 미국의 사례를 들어 PC를 고치기 위해 델의 콜센터에 전화했다가 수 십분씩 담당자를 기다리는 사례들을 예로 들면서 비등하고 있는 소비자 불만 증폭을 지적했다. 또 이러한 불만이 델 제품의 판매량 격감으로 직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적잖은 AS 보증비용을 미리 지불한 소비자가 한시간 이상 담당자와 입씨름을 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안티 델 사이트가 여기저기 생겨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

◇델 판매하락 두드러져=델의 추락은 객관적 조사가 증명한다. 최근 미시건대의 조사결과 올들어 델 PC를 구매한 개인고객들의 만족도가 전년보다 6.3%나 급락, 74%에 머물렀다.

경쟁사인 애플이 81%, HP는 만족도가 소폭 증가한 상황을 감안할 때는 이같은 수치는 델의 명백한 후퇴다. 미시건대학 클래스 포넬 교수는 “특정 회사의 소비자 만족도가 이처럼 감소한 사례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매출 감소로 직결된다. 지난 분기 델은 매출목표를 달성하는데 실패하고 주가는 연초에 비해 18% 떨어졌다. 델도 AS 개선에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델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수 천명의 콜센터 직원을 더 채용, 고객들의 통화대기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고”고 해명했다. 하지만 델은 기본적으로 더 좋은 서비스를 원하면 고객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델, 고객 차별화=델은 최근 선보인 고가 PC브랜드인 ‘XPS 시리즈’ 고객에 한해 5분 이내의 콜센터 대기시간과 가장 우수한 상담원을 전담으로 배치하는 등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 또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고객들이 분기별로 HDD정리와 보안체크를 받을 수 있는 원격 PC고장 서비스를 선보인다.

반면 일반 저가형 PC는 최소한의 AS 지원만 가능하고 그 이상은 돈을 내야 한다.

델은 또 이달부터 비용절감 차원에서 무료 배송시 고객이 우체국에서 직접 수령토록 정책을 바꿨다. 물론 집으로 직접 배송할 경우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300달러 PC를 사면서 10년전 수 천달러짜리 PC를 살 때와 동일한 AS를 바랄 수는 없다면서 델의 ‘수익자 부담원칙’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경쟁사들, 따라잡기 나서=문제는 HP 등 경쟁사들이 델보다 앞선 AS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는 점이다. HP는 PC 고장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접수되면 담당자가 직접 고객에게 전화를 하는 등 차별화된 AS를 시도하고 있다.

또 뛰어난 AS 품질로 소문난 애플은 거꾸로 인텔칩을 채택하는 저가공세로 나서 향후 델은 적잖은 가격압박에 시달릴 전망이다. 비지니스위크는 소비자 불만을 잠재울 델의 AS 개선안이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시장경쟁에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