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리얼네트웍스, 반독점 소송 합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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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왼쪽)과 롭 글레이저 리얼네트웍스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에서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MS가 리얼네트웍스에 7억6100만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반독점 소송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시애틀=AP연합뉴스)

 2년여를 끌어 왔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리얼네트웍스 간 반독점소송의 합의는 일단 두 회사에 ‘윈윈’의 결과를 가져 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본사 CEO 간 합의에 따라 리얼네트웍스는 유럽과 한국에서 진행중인 반독점 소송도 철회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리얼네트웍스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의중인 윈도 미디어 서버 및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 결합 판매 관련 신고도 취하한다고 12일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정위는 리얼네트웍스의 제소 이전에 직권 조사를 해 왔다는 이유로 심의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소송 타결 의미는=MS가 7억6100만달러 규모의 현금과 서비스를 리얼네트웍스에 지급, 합의함과 동시에 두 회사 간 서비스도 서로 연동될 예정이다. 우선 MS는 MSN 웹사이트에서 리얼네트웍스의 디지털 게임을 공급하는 한편 리얼네트웍스의 음악 서비스 ‘랩소디’ 판촉에도 MSN을 활용키로 했다.

 리얼네트웍스는 인터넷 상에서 오디오 및 비디오 재생 소프트웨어 분야를 개척했지만 MS의 대대적인 공세로 사업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리얼네트웍스의 주요 사업은 게임과 음악 서비스로 옮겨갔다.

 이에 따라 리얼네트웍스는 경쟁자에서 하루 아침에 동지가 된 MS를 등에 업고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애플과의 경쟁에 한층 힘을 얻게 됐다.

 랩소디는 MS와의 경쟁에 역부족이던 동영상 재생 소프트웨어 ‘리얼플레이어’ 대신 리얼네트웍스가 선택한 또 다른 영역이다. 이번엔 MS 대신 ‘아이튠스’ 서비스를 제공중인 애플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하지만 MS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면 한번 해볼 만한 승부일 수도 있다. 실제로 랩소디는 애널리스트와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이번 합의는 화해 이상의 것”이라면서, 두 회사가 기술과 서비스 면에서 상호 협력함으로써 음악 시장에서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MS에는 골치아픈 소송들에서 벗어나 본연의 사업에만 몰두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MS, 부담 해소=MS는 타임워너, 선마이크로시스템스, IBM 등과 얽힌 8개 반독점 소송건을 모두 합의, 앓던 이를 뽑은 셈이 됐다.

 리얼네트웍스 건을 포함한 합의 금액만도 총 42억달러가 넘는다. 2003년 타임워너의 인터넷사업 부문인 넷스케이프와의 소송에서 7억5000만달러,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는 자바 기술과 관련해 19억5000만달러, IBM에는 7억7500만달러 등을 지급한 것.

 리얼네트웍스는 MS가 운용체계(OS)인 윈도에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를 끼워 팔며 소비자들의 디지털 미디어 선택권을 제한했으며, 그 결과 리얼네트웍스가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며 2003년 12월 MS를 제소했다. 리얼네트웍스는 MS 탓에 입은 손실이 10억달러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한국MS, 공정위 방침에 촉각=공정위가 두 회사의 합의에도 불구, 심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혀 향배가 주목된다.

 권찬 한국MS 이사는 “공정위의 심의는 MS와 리얼네트웍스의 합의와는 별도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이 그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해 표면상 잠잠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9월 유재성 한국MS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MS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있었던 두 차례의 유사한 사건에서 정부 당국의 판단에 불복하고 소송을 제기했다”며 “공정위가 불리한 결정을 내릴 경우 법원에 행정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이번 합의와 별도로 공정위 심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정위의 행보에 따른 불씨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전경원·김인순기자@전자신문, kwjun·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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