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면서 중소 가전업체들이 제품 생산에서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협력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의 물량공세에 맞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공동 구매·마케팅 등 단순한 협력을 넘어 전문 기술을 서로 공유해 컨버전스 제품을 함께 개발하는 ‘윈윈전략’도 나오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덱트론·에이텍·우성넥스티어·KTV 등 중견 TV업체들은 LG필립스LCD의 지원을 받아 37·42인치 LCD TV 백커버 금형을 공동으로 개발했다. 한국디스플레이기업협의회 소속 20개업체는 46인치 LCD TV의 백커버 금형을 공동 개발해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디스플레이기업회의회 관계자는 “백커버 금형 하나를 개발하는데 3억∼4억원이 필요하지만 공동 개발하면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백커버뿐 아니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부품 공용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CD TV 업체 디보스와 셋톱박스 업체 셀런은 최근 자사의 핵심 기술을 공유해 아직 시제품이 출시되지 않은 일체형 IPTV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
디보스 관계자는 “IPTV와 같은 통신방송융합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대기업처럼 다방면에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는 중소 디지털TV업체와 통신장비업체의 제품 공동 개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레인콤·코원시스템·엠피오·아이옵스 등 국내 20여 MP3P 업체로 구성된 한국포터블오디오협회(KPAC)는 최근 삼성전자가 애플에 플래시메모리를 저가로 공급한 것과 관련, 플래시메모리 공동구매를 요구하는 등 중소 가전업체들이 정치적인 협력도 강화하는 추세다.
한편, GE·월풀·밀레 등 외산가전을 수입판매하는 업체들도 백화점의 일부 매장을 통째로 빌려 유통 창구를 단일화하는 ‘통매장’ 운영을 추진중이다.
미국 GE 가전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백색가전 장철호 사장은 “통매장은 업계 전체의 시장 점유율이 미미할 때 공동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거나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라며 “수입 가전업체들이 몇 년째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위기 의식을 갖고 전 제품을 통합해 운영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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