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이미경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국회에서는 지금 한창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문화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의원 사무실은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3선이라는 굵직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국감장에서 이 의원은 발로 뛴 흔적이 역력한 자료를 제출하며 누구보다 신랄한 지적과 비판으로 이번 국감에서도 스타로 떠올랐다.

이 의원이 문광위원장을 맡으면서 가장 많은 고민을 한 것은 ‘문화’라는 패러다임의 정립이었다. 이번 국감에서도 자연히 ‘문화’와 관련된 많은 문제가 거론됐고 이에 대한 정책 대안이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게임산업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문화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고 체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게임은 순기능 갖춘 문화

문광 위원장을 맡기 전 이 의원은 교육부 위원을 지낸바 있다. 교육과 게임이 상반되는 요소가 많은 만큼 이 의원도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지닌적도 있었다. 그러나 문광위원장을 맡으면서 이 의원은 게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고 게임이 한국 청소년의 새로운 ‘놀거리 문화’로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게 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게임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는 사실에 그는 아쉬움을 표했다.

너무 게임의 역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져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많은 사람들이 게임도 ‘문화’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게임은 아직 ‘놀이문화’로 정착되지 못한것 같아요. 게임이 ‘문화’라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청소년들에게 있어 게임은 정말 중요한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기성세대들이 인정해야 할 거에요”

이 의원은 게임의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해서 우선 게임이 갖고 있는 순기능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너무 역기능에만 집중돼 게임이 홍보됐다는 점에 비춰 순기능에도 초점이 맞춰질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임이 갖고 있는 창의력이나 사고력, 판단력을 기르는데 도움을 주는 측면이나 스트레스 해소에 유익하다는 순기능적 요소들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게임인식 전환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한 최근 교육과 의료 등에 접목돼 기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등의 예를 들어 꾸준히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게임 인식 전환이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게임 산업은 한결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수 있으며 건전한 게임 문화 정착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놀이문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이 의원은 내다봤다.

그렇지만 최근 국회 일부에서 제기했던 아이템의 현금거래를 합법 및 양성화하자는 논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아직 사행성 문제 등에 대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자칫 양성화가 더 큰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게임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 후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죠”

# 게임 산업 진흥 위해 최선의 노력 다할터

이 의원이 문광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놀라운 사실을 한가지 알아냈다. 너무 문화예술에 모든 정책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었다. 한류 열풍을 타면서 영화, 게임, 음악 등 문화산업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을 뒷받침 해줄 정책이 부족했다.

이 의원은 우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분야별로 새로운 정책 입안 수립과 문화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시작했다. 게임산업의 비중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4년도 세계 게임시장 규모가 561억 달러로 연평균 10%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그 가능성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지원이 부족했다고 이 의원은 말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빼든 것은 법안의 정비였다.

그동안 ‘음반·비디오물·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게임관련 법률이 적용돼 왔다. 이 법은 진흥보다는 규제의 측면이 강해 업계에서는 법률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때문에 ‘게임산업 진흥법(가칭)’이라는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데 착수했다. 이 법률안에는 창업활성화, 전문인력 양성, 기술개발 추진, 유통질서 확립 등 게임산업 전반에 걸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함께 그동안 게임업계에서 지적했던 주무부처를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도 효율적인 방향을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양 부처의 싸움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게임업계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내에 합의점을 찾는데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양부처간 담당자들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 효율적 정책 입안 위해 현장 경험할 것

최근 국회에서 e스포츠 대회가 열려 정치권에서 관심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게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의원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함께 대회도 열면서 생생하게 그 속에 빠져 보는 것이 올바른 정책적 지원을 위해서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지 참가한 의원이나 이를 지켜본 국민들이 이같은 행사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우려일 뿐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 의원도 게임관련 종사자들을 만나는데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올바른 정책을 입안하는데 가장 큰 기반이 된다는 사실을 그동안의 경험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게임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게임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많은 관련자들을 만나 어려움 등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요. 효율적인 정책입안을 위해서 꾸준히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거에요”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로 이야기를 이끌었지만 이 의원의 목소리에서는 게임과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강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의지가 느껴졌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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