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유무선 연동’이란 단어는 시장 초기부터 사용돼 왔지만 늘 새롭게 느껴지는 용어다. 몇몇 개발사들은 유무선 연동이라는 말을 앞세워 이미 여러 게임을 선보였고, 지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들 게임을 엄밀히 분석해 보면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째는 인기 온라인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컨버팅한 것이다. ‘리니지’, ‘뮤’, ‘메이플스토리’ 등 인기 온라인게임의 상당수가 이러한 형태로 나왔다. 이러한 게임의 특징은 동일한 스토리를 배경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온라인 버전과 100% 같을 수는 없겠지만 게임 진행 방식 역시 최대한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 진다는 점이다.
두 번째 유형은 앞서 설명한 컨버팅 유형의 게임이 인기를 끄는 경우 나타난다. 겉 제목은 원작 그대로 따오지만 게임 내용은 모바일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쥬얼 유형으로 바뀌어 나오는 경우다. 이러한 유형은 헥사, 타이밍 맞추기식 원버튼 게임, 타이쿤류 등 여러 스타일로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라이선스 게임과 같은 형태라 말할 수 있다. 모바일 개발사들은 유명 온라인 게임의 인지도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두 번째 유형의 게임을 수없이 재생산했다.
이들 유형에서 나타나는 한결같은 또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게임명 앞에 ‘진정한 유무선 연동의 대표작’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는 사실이다. 과연 이러한 게임을 진정한 유무선 연동 게임이라 부를 수 있을까.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진정한 유무선 연동 게임은 어떤 것인가. 예를 들어 하나의 인기 온라인게임이 있으면 특정 미션이나 퀘스트를 모바일 버전으로 수행할 수 있고, 아이템 역시 서로 연계할 수 있는 그런 형식의 모바일 게임이 진정한 유무선 연동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또 사업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기존 온라인게임 유저들을 흡수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이 진정한 유무선 연동 게임이라 불릴 수 있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은 극도의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3000만명에 이르는 휴대폰 사용자 중 모바일 게임 경험자는 10%인 300만명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 300만이란 숫자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유무선 연동 게임’은 늘 1순위에 오른다.
현재 국내 온라인게임 유저수는 크게 잡아 2000만명. 이 유저들의 몇 %만 잡을 수 있다면 모바일게임 시장이 크게 호전될 것은 자명하기에 다들 유무선 연동 게임에 매달린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앞서 설명한 수많은 자칭(?) 유무선 연동 게임이 쏟아지고 있지만 전체 시장 파이는 전혀 확대되고 않고 있다. 오히려 원칙없는 컨버팅으로 그나마 관심을 보였던 온라인게임 유저에게조차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열린 마음으로 자신들이 좋아했던 온라인게임을 휴대폰으로도 즐기고자 다운받았지만 적지 않은 실망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그 책임은 충분히 시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작은 이익에 흔들려 졸작을 양산한 우리 모바일 게임업계에 있다.
모바일 게임업계에 몸담기 시작해 여러 게임 개발을 지휘하고 독려하는 가운데 요즘처럼 어깨가 무거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엔텔리젼트 권준모 대표이사 jmk@entellig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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