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이든 무형이든 빌려쓰는 IT솔루션이 최적의 답이다” 제조업과 소프트웨어업은 업종 형태에 따라 극과 극으로 분류될 만큼 전혀 다른 사업이다. 제조업은 원자재의 가공이 필수적인 ‘눈에 보이는’ 산업군이고, 소프트웨어는 프로그램 개발이 주가 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모양새는 전혀 다르지만, 두 업종에서 모두 협업이 IT 테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제조업은 생산현장과 관리현장, 판매현장이 모두 흩어져 있고 소프트웨어업 역시 외주 개발인력과 공통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협업을 하려면 공통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최근 렌트 IT로 비용 투자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인 사례가 제조업과 소프트웨어업 두 분야 모두 늘고 있다.
최근 ‘제조업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릴 정도로 악재가 많다. 원자재 가격과 유가 상승, 3D업종 기피 현상 등으로 제조원가는 상승하고 인력난은 심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조업체들은 생산 기반을 해외로 돌리며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또 다양한 방식의 생산성 향상으로 위기를 극복하려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IT는 이러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모바일 장비를 통해 협업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기업의 주요 기밀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이슈가되고 있다.
특히,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비용을 줄이는 방안으로는 중앙 집중식 관리시스템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늘날 제조 환경은 기계와 컴퓨터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데 시스템이 한번 잘못되면 제품 생산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대규모 생산라인 경우 24시간 무정지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매번 관리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발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중앙에서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면 관리와 시간, 인력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최근 빌려쓰는 IT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렌트 IT의 경우 초기 설치 비용이 적고 별도의 유지보수 비용이 없어 기업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기업의 생산성 향상, 정보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삼성전기 등 다수 제조업체에 ASP 방식 솔루션 ‘투스칸 프로페서널’을 제공한 최백준 틸론 사장은 “제조업체 특성상 생산 현장과 관리 부서가 지역적으로 분산돼 있고 지역마다 다른 프로그램과 운영체계(OS) 환경을 쓰는 경우가 많아 통합적이고 유연한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는 것이 정보화의 장애요인이었다”면서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생산관리를 위해서도 렌트IT 방식이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최근 소프트웨어 업종에 근무하는 인력을 직군별로 분석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술인력이 70.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관리 인력과 영업인력은 각각 10.9%, 13.0%, 기타 지원인력은 5.7%에 불과했다. 업무 특성상 개발 인력에 비해 관리와 마케팅 전반에 필요한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소프트웨어 업종 역시 최저가 입찰제 등의 도입으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인력을 무조건 늘일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대기업을 제외한 국내 5000여 개 이상 소프트웨어 개발사는 대부분 50인 이하 중소기업으로 영세하며 정보화 측면에서는 오히려 다른 직종에 비해 뒤져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종현 렌트소프트 사장은 “대부분 개발사들은 게시판 형태의 인트라넷을 운영하고 있는 데 단순 정보 입력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기업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의 개개인 능력은 탁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이를 통합해 시너지를 내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여전히 소프트웨어업체 숙제라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도 각 모듈별, 기능별 개발 주체들이 원활히 의사소통을 하고 관리자들이 개발 진행 상황을 한눈에 파악, 적절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보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소프트웨어업종의 경우, 인터넷망은 대부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필요한 솔루션을 원할 때 빌려 쓸 수 있는 렌트 IT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자금이 부족해 정보화가 어려운 중소 개발업체들도 임대형 정보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관리 업무를 지원받을 수 있어 기업 핵심 역량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외주 개발업체와 협업을 많이 하는 소프트웨어 업종 특성상 렌트IT를 이용하면 똑같은 개발 환경에서 공동 작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는 더욱 커진다.
◆사례1
기업 규모가 클수록 각 부서·지점·해외 지사 간 협력을 얼마나 원활하게 하느냐가 사업 성공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IT솔루션의 키워드가 된 지도 오래다.
국내 대표 부품 및 소재 생산업체인 삼성전기도 마찬가지다. 국내 사업장은 R&D 허브로, 중국은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태국과 필리핀은 각각 부품 단지로 역할 분담이 뚜렷해졌다. 국내 사업장도 수원 사업장은 R&D, 대전 사업장은 기판 전문 생산 기지로, 부산 사업장은 각종 첨단 부품 양산 단지로 전문화 추세에 있다.
삼성전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장 역할도 전문화했는데, 이는 지사와 사업장 간 유기적인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하는 통합적인 정보화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기 측은 “국내 사업장과 중국, 유럽, 동남아, 일본, 미주에 분산돼 있는 연구, 생산, 판매 법인에서 사용하는 정보화 인프라를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해결책을 ‘구축형 사내 ASP(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구축형 사내 ASP(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란 본사에서 국내 각 지점 또는 해외 거점 국가의 지사에 필요한 정보화 서비스를 ASP 형태로 제공해 주는 것을 의미한다. ASP 방식은 시스템 개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신 정보화 인프라를 빠르게 업데이트하는데도 최적이라고 이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ASP 솔루션으로 선택한 것은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틸론의 ‘투스칸 프로페셔널 서버(TusKan Professional Sever)’다. 투스칸 프로페셔널 서버는 서버 기반 컴퓨팅 솔루션으로 각종 사내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전사적으로 호스팅 서비스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삼성전기는 우선 투스칸 프로페셔널 서버 2004를 수원 본 사업장, 부산 사업장, 중국 동관 법인에 적용해 그룹웨어, MS 오피스, 자체 개발한 생산 및 관리 프로그램 등을 중앙 서버에서 호스팅 방식으로 제공했다. 이에 따라 국내 사업장뿐만 아니라 해외 지점의 사업장까지 국내와 동일한 환경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효율적으로 자원 관리가 가능해졌다. 중앙집중식 관리를 통해 각 클라이언트의 관리 부담도 크게 줄었고 사내 정보 유출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도 얻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2004년 5월에 시작돼 7월에 마무리 됐다. 서비스 적용 범위는 국내외를 넘나드는 규모였지만, 프로젝트 추진은 단기간 내에 완료된 것이다. 이는 서버 기반 컴퓨팅을 통한 ASP 방식 제공이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감할 수 있음을 잘 말해준다.
◆사례2
지속가능한 기업이란 업무 노하우를 축적해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다. 노하우란 발전의 가장 중요한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활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2001년 9월 설립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오픈버드 역시 이같은 고민을 초창기부터 해왔다. 오픈버드는 일반인들에게 데이콤 ‘웹하드 서비스’ 개발사로 이름이 알려진 인터넷 솔루션 전문 개발업체다. 웹메일, 웹디스크, 인트라넷 기능을 제공하는 인터넷 통합 오피스웨어와 인터넷 스토리지 솔루션, 웹디렉토리 솔루션을 개발,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체 웹 디스크 사이트 ‘이지드라이즈’를 개발하는 등 사업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오픈버드 홍민 사업본부장은 “설립 초기부터 개발자들의 개발 노하우를 축적하고 업무 환경에 맞는 효율적인 조직 관리를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 고민해 왔다”면서 “사세 확장으로 인력을 계속 충원하는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해졌으며, 영업과 조직관리를 동시에 수행하기에 어려워 그룹웨어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회고했다. 특히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개발자이기 때문에 영업, 판매 후 관리 등이 소홀해지기 쉬웠고 이를 시스템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픈버드가 선택한 것은 빌려쓰는 방식의 그룹웨어인 렌트소프트의 ‘스마트워크(SmartWork)’ 였다. 오픈버드는 인프라 구축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렌트 IT방식이 최적의 방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업무 관리에서 인사 관리 기능까지 제공하는 스마트워크를 최종 그룹웨어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 그룹웨어가 게시판 중심의 인트라넷인데 비해 스마트워크는 결재부터 문서관리까지 100% 전자문서화돼 있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총소유비용(TCO) 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픈버드가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후 얻은 효과는 적지 않았다. 내부 개발자 관리는 물론 외부 인력 관리도 한층 수월해졌다. 오픈버드의 경우 프로젝트 진행할 때마다 내외부 개발자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뤄내고 동시에 일정관리해 낸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홍민 사업본부장은 “스마트워크 도입 후 내외부 개발자, 관리자, 고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으며 업무, 인사 등 기업 전반의 관리 문제도 투명하게 정립됐다”고 말했다.
이제 오픈버드는 설립한 지 5년도 안 돼 인터넷 솔루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렌트IT방식으로 그룹웨어를 도입, 효율적으로 조직과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꼽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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