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선, 사무용 SW 연합전선 왜 구축하나

`MS 공룡` 넘어 서비스·영향력 넓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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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왼쪽)와 에릭 슈미트 구글 CEO가 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서 열린 두 회사 간 제휴발표 기자회견에서 담소하고 있다. 구글은 이날 선과의 협력 계약을 발표함으로써 오피스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운틴 뷰=AP연합뉴스)

선과 구글의 이번 연합전선 구축은 각사의 서비스 및 영향력을 확대하는 표면적인 효과와 더불어 IT공룡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하는 등 일거양득을 노린 포석으로 풀이된다.

 4일 전격 발표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구글 간의 공조·제휴는 표면적으로는 상호 강점을 지닌 시스템을 활용해 각자의 프로그램과 서비스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두 회사 협력구상의 속내는 SW업계 공동의 타도대상인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하는 동시에 각사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다.

 한국시장도 벌써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5일 아시아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가진 커티스 사사키 웹자산 담당 선 부사장은 “자바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선과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강력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구글이 (한국) 모바일 시장에 같이 들어간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두 회사의 제휴에 따른 구체적 내용과 성과물과 관련해서 앞으로 발표할 것이 더 많다”고 강조하고 “선의 자바 기술이 가는 곳에는 구글이, 구글이 가는 곳에는 자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근 한국썬 전무는 “이르면 두 회사 간 성과물이 이달 말 나오며 한국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구글과의 제휴로 모바일 분야에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표는 마이크로소프트=운용체계(OS)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언어인 ‘자바(JAVA)’는 MS의 ‘닷넷(.net)’과 싸워야 하고, 워드프로세서와 스프레드시트 등을 모두 갖춘 ‘오픈 오피스’는 MS의 ‘오피스’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검색서비스로 시작한 구글 역시 최근 들어 인스턴트 메신저와 무료 e메일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게 됐다. 구글로서도 7억명에 이르는 세계 자바 개발자를 대상으로 ‘구글 툴바’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할 경우 막강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왜 선과 구글인가=구체적인 상호 간 이익 외에도 인적, 지리적, 비즈니스적 네트워크가 알게 모르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구글 CEO인 에릭 슈미츠는 10여년 전 이미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서 스콧 맥닐리 회장과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선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앤디 벡톨샤임은 구글이 거의 무명의 작은 기업이던 1998년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보고 10만달러를 투자했다. 또 구글은 이미 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는 “우리는 이미 선의 고객이며, 앞으로 구매 물량을 늘려 나갈 것”이라며 양사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두 회사의 본사 소재지도 같은 실리콘밸리 내인 샌타 클래라와 마운틴 뷰에 위치해 있다.

 ◇전망=인터넷 상에서 더 많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오픈 오피스와 구글 툴바를 무료로 제공키로 함에 따라 오피스를 유료로 판매중인 마이크로소프트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구글 툴바는 데스크톱 PC 사용자들이 구글 검색 및 다른 기능을 클릭 한 번으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선과 구글이 협력을 발표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주당 52센트 하락했다. 그러나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는 기업 사용자들에게 사실상의 표준이 되다시피 하고 있어 이 같은 구도를 순식간에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두 회사는 4일 발표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협력이 공조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관계를 유지, 개발해 나갈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전경원·류현정기자@전자신문, kwjun·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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