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계엔 때론 청개구리도 필요하다

경박단소 트렌드 역행…특정기능 강조해 인기

`때론 청개구리가 필요하다.`

 경박단소를 요구하는 최근 부품 경향과는 반대로 두껍고 큰 제품이 인기를 끄는 분야가 있어 화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이젠, 세일전자, 도우테크 등이 두꺼운 도광판, 넓은 PCB, 큰 진동모터 등을 내놓았다.

 동종업체들이 얇고 작은 제품을 내놓기에 여념이 없는 동안 이들 업체는 정반대 경향의 제품을 내놓고 나름의 시장을 창출했다. 이런 제품들은 특정 기능을 최대한 향상시키는 데만 초점을 두고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레이젠(대표 하광운·태성길)은 6㎜ 두께의 노트북PC용 프리즘 도광판을 개발했다. 최근 업체들이 2㎜ 두께 도광판을 앞다퉈 내놓고 있어 레이젠이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두께가 3배에 달한다. 도광판이란 LCD 백라이트유닛에서 빛을 고루 확산시키는 부품이다. 레이젠의 제품을 사용하면 1만cd(1칸델라:촛불 하나만큼의 밝기)의 냉음극형광램프CCFL 빛을 도광판에 투과시켜도 휘도가 6000∼7000cd에 달한다.

 세일전자(대표 안재화)는 카메라폰·디지털카메라·디지털캠코더 등 휴대형 정보기기에 들어가는 얇고 가벼운 연성(FPC) 및 경·연성(RF)기판이 주력 생산품이지만 자동차나 군사 장비에 들어가는 산업용 양·단면 기판도 무시 못할 수입원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 20년간 주력해온 경성기판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자동차용 PCB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일반 PCB보다 10배 이상 크고 무거운 군용 PCB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도우테크(대표 박용언)도 진동력이 1.5배 강한 지름 5㎜, 길이 9㎜의 진동모터를 개발했다. DMB폰 등 휴대폰이 무거워지고 커지면서 기존 진동모터의 진동력으로는 같은 세기의 진동을 낼 수 없어 진동력 강화에 초점을 뒀다. 국내 진동모터 업체들이 코인모터 지름을 4㎜에서 0.1㎜라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현상이다.

 업체 관계자는 “노트북PC는 밝은 곳에서도 잘 보이는 액정이 필요하고 무거운 휴대폰에서도 동일한 진동을 내기 위해서는 진동력이 중요하다”면서 “주요 기능이 강화된 반면 크기나 모양은 경박단소와 정반대로 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주상돈·문보경기자@전자신문, sdjoo·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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