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 제조사들이 판매 부진을 이유로 잇따라 후속 게임폰 출시를 연기해 이통사들의 대용량 게임 서비스 활성화 시기도 다소 지연될 전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SKY텔레텍 등의 단말 제조사들은 후속 게임폰의 출시를 내년 상반기 이후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SK텔레콤, KTF가 지난 4월 개시한 대용량 게임서비스인 ‘GXG’ ‘지팡’에 맞춰 각각 첫 게임폰을 출시했으며 당초 올해 안에 2차 단말기도 선보일 계획이었다.
제조사들이 후속 게임폰 출시에 미온적인 것은 1차 게임폰의 판매가 당초 기대 보다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SKY텔레텍의 ‘IM-8300’만이 15만대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을 뿐 타 게임폰의 판매 실적은 기대 이하에 그쳤다. 삼성전자 ‘G-100’ ‘G-1000’의 누적 판매량은 SK텔레콤과 KTF를 합쳐도 5만대에 미치지 못했다. LG전자의 ‘SV-360’ ‘KV-3600’도 이제 1만대를 겨우 넘어섰으며 팬택앤큐리텔의 ‘PH-S6000’도 5000대 수준에 머물렀다.
제조사 중 가장 먼저 게임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2차 게임폰의 출시를 내년 이후로 사실상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폰 출시와 함께 직접 콘텐츠 소싱에도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모바일 3D 게임서비스에 대응해온 삼성전자는 당초 올 3∼4분기 내에 2차 게임폰을 선보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게임 기능 만으로는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함에 따라 2차 게임폰에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능을 함께 넣는 것을 고려하는 등 전략을 재검토 중이다.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들과 2차 게임폰 출시와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출시 시기와 관련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당초 올해안에 후속 게임폰을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4분기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단말기 출시 계획을 잡지 못한 상태다. 단말기가 출시되기 위해서는 통상 1년전부터 기획작업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LG전자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후속 게임폰의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다. LG전자의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선보인 1차 단말기의 반응을 더 지켜보고 후속 단말기의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내년 상반기 까지는 후속 게임폰 출시 계획이 잡힌 것이 없다”고 말했다.
단말 제조사 중 올해 안에 후속 모델을 준비 중인 곳은 팬택앤큐리텔 뿐으로 4분기 중 게임폰 후속 모델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SKY텔레텍은 첫 게임폰인 ‘IM-8300’이 15만대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함에 따라 이 모델을 올해 주력 모델로 끌고 갈 계획이며 내년 상반기에 후속 단말기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제조사들이 후속 게임폰 출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대용량 게임서비스의 활성화에 주력해온 이통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관련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단말기 보급이 확대되야 하지만 후속 모델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게임폰의 보급 확대도 그만큼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게임폰 라인업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용량 게임 서비스의 활성화 시기는 2007년에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대용량 게임 서비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3D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폰 보급 확대가 필수”라며 “관련 제조사들과 라인업을 확대하기 위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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