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T IT](11)건설·섬유 업종

 “더이상 정보화에 뒤처진 산업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온 건설과 섬유 산업이 정보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경험과 수작업에 의존한 고루한 산업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업무·서비스 효율화가 뒤늦은 것으로 평가됐던 이들 산업이 IT 정보화를 도구 삼아 ‘재건축과 재단’에 나서고 있다. 특히 빌려쓰는 방식의 IT 솔루션의 공급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투자여력을 가진 중견 중소기업들의 정보화를 위한 ‘교각’이자 ‘실’이 되고 있다.

◆섬유업종

 정보통신부의 산업별 정보화지수 평가에 따르면 섬유 관련 산업의 정보화 지수가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섬유 업종이 감성을 중시하는 의류·패션 산업 특성상 직접 실물을 만져보고 판단하려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IT 인프라 도입과 운영 비용 역시 만만치 않아 현재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보화가 이뤄지고 있어 중소 의류 업계와의 정보화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방식 솔루션 도입이 확산되면서 의류 업계에도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중심으로 전산 인프라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견 의류 업체들의 경우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자원 낭비며 자기 기업에 맞는 ASP 서비스를 발굴·적용하는 것이 정보화를 위한 지름길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과거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섬유, 의류 산업이 경쟁국들에게 밀려 해외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등의 쇠퇴를 거듭하고 있는 현실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고비용 저효율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IT 서비스는 구축시 거액의 비용이 드는 등 자칫 투자 대비 효율이 낮을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ASP방식 솔루션 도입을 권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001년부터 의류 패션 업종에 최적화된 ‘이엠디(eMD)’솔루션을 ASP 방식으로 70여개 기업에 공급한 오픈정보기술(http://www.oit.co.kr)의 이은준 사장은 “의류·패션 분야는 제품 기획·생산·판매, 재고관리 등 업무가 다양하고 특수해 시스템 구축 못지 않게 현장 비즈니스 환경과 일치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에 다양한 분야의 의류업체에서 발생하는 주요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모듈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 회사는 의류 디자이너, 기획자 등 다양한 업종의 인원을 영입, 현장에 최적화된 솔루션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은준 사장은 “의류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 판매주기가 짧고 판매시기를 놓치면 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재고관리와 물류 이동이 중요하다”며 “eMD가 PDA 등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이를 처리할 수 있어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건설업종

 건설 산업은 한국 GDP의 14∼21%를 차지하는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산업이지만 경험에 의존한 비체계적인 관리로 대표적인 비효율 업종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건설 계획 및 시공 단계에서 선진 기법과 정보화 시스템을 도입,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공정관리와 품질관리를 진행하면서 업무 효율화와 비용절감을 꾀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도급 순위 1∼30위 범위 내에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재무·회계 관리, 영업 관리, 그룹웨어 등 기간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등 정보화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특이한 점은 산자부가 추진한 3만 개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 사업 등에 힘입어 최근 2∼3년새 그 적용 범위가 중견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급 순위 30∼200위 내의 중견기업 사이에서는 전사자원관리(ERP)와 현장중심의 정보공유와 협업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또 정부·공공 발주공사를 중심으로 건설사업관리(CM) 프로젝트의 증가와 함께 건설사업관리시스템(PMIS), 전사적사업관리시스템(ePMS) 등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특히 이 솔루션들은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방식으로 공급돼 적은 비용으로 중소 건설 업체가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길을 열어 주고 있다.

PMIS는 중견 건설 업체가 추진하는 정보화에 중심에 서있다. PMIS는 건설 프로젝트 기획부터 시공 및 준공에 이르기까지의 업무를 웹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 건설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이다. 이 솔루션은 공사 정보를 축적, 향후 유지 보수 및 여타 프로젝트에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공사 원가 절감 및 품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해외 공사에 이 서비스를 도입하면, 부정 부패 방지와 국가 신인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이 PMIS ASP’를 개발해, 정통부가 주관하는 업종별 ASP 보급 확산 사업에서 PMIS 보급 솔루션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이 분야 선두를 지키고 있는 노아테크놀로지(http://www.noat.co.kr)의 장재석 사장은 “ASP 방식의 PMIS 솔루션을 현장에 도입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발주자, 설계자, 감리·시공자 등 다양한 현장 사업 주체 간 의사소통을 원활히 지원할 수 있다”며 “특히 애플리케이션이 표준·모듈화돼 짧은 시간에 구축할 수 있고 업그레이드에 따른 추가 비용이 없어 중견 건설 업체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

◆사례1

 건설사업관리 전문업체 한미파슨스는 CM(Construction Management)을 도입해 국내 건설 업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온 업체다. CM은 건설 전문가 집단이 발주자를 대신해 건설사업의 기획에서부터 설계,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는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기법이다.

특히 다양한 사업주체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건설 사업에서는 효과적인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CM를 통한 IT자원 활용은 필수적이다. 지난 1996년 설립 이래 수행한 CM 프로젝트만도 500여 개에 달하며, 타워팰리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수원 축구장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건물들이 한미파슨스의 CM를 거쳐 갔다.

이 회사는 여러 프로젝트 등에서 ASP 방식 건설사업관리시스템(PMI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 선진 건설 관리 기법을 도입해 국내 실정에 맞도록 공사 작업을 시스템화시켜 나가던 한미파슨스는 건설사업관리시스템인 PMIS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PMIS가 건설 프로젝트의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해결할 필수 요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4∼5년 간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SI형태와 ASP 형태를 다양하게 병행해오던 한미파슨스는 최근 비용과 효율 문제로 ASP 방식으로 향후 사업 방향을 굳히고 노아테크놀로지의 ‘PMIS’를 전격 도입했다.

한미파슨스 건설사업관리단 양재건 단장은 “PMIS는 많은 예산을 투자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반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나면 향후 프로젝트에서 재사용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ASP 솔루션으로 시선을 돌리게 됐다”며 “협업이 중요한 CM 프로젝트에서 개별업체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시스템은 객관성 측면에서도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ASP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는 ‘누리꿈 스퀘어 건설 프로젝트’ 등 자사가 추진하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ASP형태로 PMIS를 사용하고 있다.

양재건 단장은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 노아테크놀로지의 ASP 방식 ‘PMIS’를 도입해 상당한 업무 생산성 향상을 느끼고 있다”며 “이를 도입하면 오프라인에서 하루 걸리던 결재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어 아주 큰 업무 효율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SP 방식 PMIS 도입 이후 비즈니스 신뢰도 역시 상승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이트 접속 후 로그인만으로 사업 주체 간 신속 정확한 정보 공유가 가능해져 고객들이 원하는 시기에 업무를 완성할 수 있어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사례2

 지난 1998년 설립된 패션야후는 남성 정장 브랜드인 ‘카리스마(CHARISMA)’를 생산·유통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재 서울, 수지, 일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17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며 인디안 등 국내 유명 브랜드를 론칭해, 국내 의류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중소 의류 업체로서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 3년 전부터 CS 기반 ERP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남성정장 업계의 정보화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SI 형태 ERP 운영에 따른 문제점도 많았다. 과거 주문이 몰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자주 다운되는 DB서버 때문에 월요일 아침이면 팩스와 전화로 급히 주문 데이터를 받고, 이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했다. 지난 3년 전부터 CS 기반의 ERP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하고 있었지만 매장의 추가나 업무 변화에 따라 시스템을 커스터마이징하기 어렵고 운용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 초 패션야후는 관리가 쉬운 ASP 방식의 ERP도입을 추진했다.

패션야후는 경쟁 업계의 IT 인프라 도입 추세와 도입 비용 등 다양한 요건들을 검증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6월 자사의 ERP 인프라로 오픈정보기술의 ‘eMD’를 선택했다. 패션야후 영업부 시해정 계장은 “SI 형태의 패키지에 비해 렌털 IT의 도입 비용은 3분의 1수준으로 비용 절감 측면에서 탁월하다”며 “여기에 더해 중소업체로서는 큰 부담이 되는 유지보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ASP 방식 ERP가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솔루션 도입 후 패션야후는 각 매장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운영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손쉽게 파악하고 있다. 또 각종 판매 실적을 화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 증대는 물론이고 본사 차원에서 총소유비용(TCO) 효과도 가져왔다. 이는 바로 매출액 증대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소모성 중복 업무가 사라져 시스템 관리 효율화가 극대화됐다. 이에 일부 개인에게 집중된 업무를 분산해 단위업무처리시간이 최소화돼 업무 경쟁력이 높아졌다.

시 계장은 “정보화 인프라 도입에 부담을 느끼는 중소 의류업계의 경우라면 ASP 방식 솔루션이 좋은 해답”이라며 “비용 절감과 사용 편의성, 확장성 등에서 eDM은 패션야후에 꼭 들어맞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