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e-Biz클럽 토론회]디지털콘텐츠 산업과 기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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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과 한국커머스넷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산원과 서울대 e-비즈니스 기술연구센터가 후원하는 ‘제34차 e-Biz클럽 토론회’가 지난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디지털콘텐츠 산업과 기술 전망’을 주제로 열려 심도있는 관련 논의가 펼쳐졌다.

 주제:디지털콘텐츠 산업과 기술 전망

주최:전자신문·한국커머스넷

후원:한국전산원, 서울대 e-비즈니스 기술연구 센터



<참석자>

성영숙 이쓰리넷 사장

손영동 KTH 콘텐츠 사업부문 상무이사

신용태 디지캡 사장

최성호 정보통신부 지식정보산업팀장

황종성 한국전산원 IT전략지원단장

(가나다 순)

※사회: 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e-Biz클럽 회장)

 전자신문과 한국커머스넷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산원과 서울대 e-비즈니스기술연구센터가 후원하는 ‘제34차 e-Biz클럽 토론회’가 지난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디지털콘텐츠 산업과 기술 전망’을 주제로 열렸다.

백준기교수(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장)의 주제발표로 시작한 이날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디지털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면서 어떻게 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펼쳤다. 토론내용을 요약한다.

◇사회(이상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디지털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표준화’와 ‘컨버전스’라는 두 축으로 정리한 주제발표를 들었다. 우리나라는 시장이 정부정책에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 불법복제 대응 문제 등 정부가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성영숙(이쓰리넷 사장)=디지털콘텐츠는 철저하게 인력 기반 산업이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이를 이끌 인재양성은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느낌이다. 학교나 학과도 많이 생기고 있지만 쓸만한 인재가 없고 그나마 대기업에 몰리고 있다.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직원 뽑으면 6개월에서 1년을 가르쳐야만 쓸만해 진다. 모바일 분야는 라이프사이클이 3∼4개월밖에 안 되는데 이를 위해 1년을 투자해야하는 게 힘들다. 정말 콘텐츠 분야가 유망하다면 대학에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인재를 길러야한다.

◇사회=또 하나의 축을 짚어줬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이 잘된다고 하니까 말로는 학과나 기존 단위를 허물고 융합기술 관련한 것을 만든다고 하는데 너무 더디게 진행된다.

◇손영동(KTH 콘텐츠 사업부문 상무)=콘텐츠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문화 보다는 경제적 측면에서 봐야한다. 윈도가 많아졌고 대기업 자본의 유입도 계속되고 있다. 통신은 방송 영역을 무너뜨렸다. 광케이블, DMB, 와이브로, HSDPA, IP TV 등의 등장이 그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오리온과 CJ가 6∼7년 전부터 투자를 해왔다. 음원 산업은 지난 2003년 기점으로 오프라인 시장이 무너졌고 이제는 SK계열과 KT계열로 나눠져버렸다. 기획사들 무너지고 있다. 유통은 통신사가 한다. 영화도 비슷하게 될 것이다. 광케이블 이용해서 쏘면 된다. SK텔레콤과, KT는 콘텐츠 산업에 들어가서 시장을 조금씩 나눠먹는 게 아니라 판을 아주 바꿔버리고 있다. 긍정적인 면이 있다. 유통과정이 명쾌해진다.

◇신용태(디지캡 사장)=통방 융합시장에서 유통망을 잡은 통신사들이 이길 가능성이 크지만 콘텐츠는 누가 뭐래도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자장면 맛이 중요하지 이걸 철가방에 배달하느냐 007 가방에 배달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손영동=중요한 말이다. 그래서 SK텔레콤이 iHQ 인수했고 KT가 싸이더스FNH 인수했다.

◇사회=디지털콘텐츠 유통에 꼭 필요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이슈를 살펴보자.

◇신용태=디지털콘텐츠는 액티브한, 즉 돌아다니는 정보다. 과거에는 수동적으로 지키면 됐는데 네트워크가 확산되면서 보호가 어렵게 됐다. DRM은 콘텐츠가 ‘나를 이렇게 사용하라’는 정의를 갖고 다니는 것이다. DRM에 대한 한 가지 오해는 프로텍트가 주된 목표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 주된 목적은 e비즈니스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현재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팔고 있지만 아날로그식이다. 한 번 보는 만큼 산다든지, 일주일 보는 만큼 산다든지 하는 식으로 디지털식 유통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DRM이 해야할 부분이 지금부터다. 서비스 사업자도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따라 판매를 해야한다.

◇황종성(한국전산원 IT전략지원단장)=디지털콘텐츠는 ‘산업’이라기에는 너무 범위가 넓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문화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이는 문화부나 교육부가 근본적인 대책부터 시작해야하는 문제다. 산업 촉진 적인 부분에서는 생산도 중요하지만 유통을 강화해야한다. 그런 측면에서는 정통부가 할 일이 많다. 근본적인 역량은 문화부, 교육부에서 하고 기술 부분은 정통부가 해야한다. UCI(Universal Content Identifier)라는 디지털콘텐츠 식별체계 사업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가 IT강국 답게 고유 제도를 만들어 수출할 수 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 망개방 문제가 있다. 채널 독점은 바람직한 게 아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개방성 확보가 쉬운 것만은 아니므로 망개방은 대승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

◇최성호(정보통신부 지식정보산업팀장)=디지털콘텐츠 시장은 매년 30%대의 성장을 해서 지난해 6조 5000원에 이르렀다. 정책 추진에 어려운 점은 콘텐츠산업에 이해 당사자가 정말로 많다는 것이다. 어떤 정책을 강하게 펼치기가 힘들다. 대부분 중소기업인 디지털콘텐츠 업체에 고가 장비와 테스트베드 지원하면서 나름대로 성과도 나왔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3D 기술이 활용됐다.

◇백준기=디지털콘텐츠 산업을 시장에 맡겨놓는 게 좋은지 정부나 대기업이 주도하는 게 좋은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누군가 강력하게 주도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학은 구조조정만 생각하지 콘텐츠나 정보통신 등 신분야 학과 설립은 생각도 못 한다.

◇사회=망개방이 쉽지는 않지만 스마트폰에 윈도 운용체계가 이식되는 마당에 통신사가 자기 것만 주장하다 보면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 정부 차원의 로드맵이 나와야한다.

◇최성호=나름대로 로드맵은 있다. 플랫폼 문제에 주목해 순수 국산 플랫폼 위피를 만들었고 성과가 좀 나오고 있다. 콘텐츠는 업계와 학계가 연계할 필요가 있다. 카네기멜론대학 엔터테인먼트테크놀로지센터(ETC)에는 업체가 던져주는 프로젝트가 넘쳐난다.

◇성영숙=맞다. 산학협동이 대단히 중요하다. 또 하나. 모바일게임 업체 중 가장 큰 컴투스가 상장을 못 하는 우리나라 현실은 좀 문제가 있다. 스타기업을 만들 필요가 있다.

◇사회=좋은 의견들 감사드린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은 너무나 크고 중요한 분야이므로 얘기를 해도 해도 끝이 없을 것 같다. 앞으로 각 분야별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정리=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주제발표

백준기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장

디지털콘텐츠라 하면 누구나 생각하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산업혁명과 정보통신혁명에 이어 우리를 이끌고 갈 미래산업이라는 점이고 둘째는 세계 최고의 IT인프라와 한류 열풍을 앞세운 우리나라의 잠재력이 폭발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마지막 결론은 당장 돈 되는 분야로 인식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생산국이면서도 대표할만한 창작품이 드물다. 유일하게 할리우드에 대항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영화산업 구조는 취약하다. 그나마 IT인프라를 바탕으로 온라인 게임이 명목을 이어나가지만 자식들이 게임 개발자가 된다고 했을 때 두 손 들고 환영할 부모가 몇이나 될까 하는 우려가 앞선다.

이런 문제점에도 우리 미래가 콘텐츠산업에 달려 있다고 한다면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는 ‘디지털표준화’와 ‘컨버전스’로 요약된다.

영화산업의 예를 들어 ‘디지털콘텐츠 표준화’를 살펴보자. 디지털 방송은 속성상 모든 분야에서 이미 표준화가 이루어져 있다. 반면 영화는 표준화에 필요한 디지털 기술이 확보되어 있음에도 디지털화를 경계하고 있다. 할리우드는 수년 전에 디지털시네마 표준화 협의체를 만들고도 실제 작업을 서두르지 않는다.

반면 영화산업 후발국인 중국은 정부 주도로 새로운 상영관에 강제로 디지털프로젝터 사용을 법제화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를 만드는 인도도 디지털시네마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한류로 대표되는 아시아 콘텐츠 선두주자 한국이 세계 최강의 IT인프라를 바탕으로 디지털시네마 표준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인 ‘디지털콘텐츠 컨버전스’에는 여러 유형이 존재한다. 먼저 이종 콘텐츠 간 융합이다. 3D애니메이션이 세계 영화시장을 강타하지만 할리우드 자본 없이는 제작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3D 그래픽 기술이 발전하고 실시간 렌더링 게임 엔진과 결합하면 매주 TV에서 새로운 장편 애니메이션을 접하는 것도 가능하다.

두 번째 유형으로 콘텐츠와 방송, 콘텐츠와 통신 간 융합이 있다. 디지털시네마는 영화관 외에 TV, DMB, 모바일 서비스 등을 통해 다양한 수요자에게 전송된다. 콘텐츠 컨버전스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해결돼야할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과 고도의 보안기술을 통해 정상적인 콘텐츠 유통과 그에 따른 수익 구조가 보장된다.

이미 기반 기술은 무르익어 있고 해당 주체들은 이를 응용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정부가 효과적이고 강력한 정책과 지원으로 표준화와 컨버전스를 성공시킬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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