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액 3500만원에 과징금 217억원, 위반액 6억2700만원에는 과징금 6억원.’
통신위원회가 지난 2년간 이동통신사업자의 단말기 불법보조금에 매겨온 과징금이 실제 적발한 위반건수·위반액수와 거의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통신위 자료에 따르면 일선 영업조직 조사로 확보한 위반건수·위반액과 이에 따라 부과된 과징금의 비율이 사업자별로 작게는 0.9배에서 크게는 610배로 큰 차이를 보였다.
통신위는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이 8개 센터에서 평균 8만13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437건을 적발, 위반액의 610배인 217억원의 과징금을 매겼으나 같은해 6∼12월 LG텔레콤이 15개 지점에서 2957건, 평균 21만2300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위반액보다 적은(0.9배)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세 사업자에 각각 75억원, 20억원,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지난해 12월에도 세 사업자의 위반액이 각각 3억9300만원(12개 센터 적발), 4억9200만원(20개 마케팅팀), 6억2700만원(15개 지점)으로 나타나 적발된 위반액과 과징금이 서로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04년 1월부터 현재까지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의 위반액 대비 과징금 비율이 약 220배인 반면 KTF는 50배, KT재판매는 20배, LG텔레콤은 4배로 나타나 선발사업자가 위반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과징금을 물었다.
통신위 측은 이에 대해 “조사를 통한 위반건수·위반액은 과징금을 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상시 조사를 통해 적발한 혼탁영업 주도 혐의 △보조금 지급 기간·지역 △행정지도 준수율 등을 조사해 위원들에게 제시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과징금을 정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통신위는 또 “위반사업자의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고, 지배적사업자에 가중치를 적용해 과징금을 정한다”며 “위반액수를 기준으로 예측 가능한 과징금을 매길 경우 사업자들이 오히려 이를 악용해 이익이 되는 시점까지 보조금 영업을 하는 폐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과징금 산정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통신위는 그러나 “최근 위반횟수 가중 기준을 완화한 데 이어 보조금 규제 논의 과정에서 과징금 산정 기준이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과 국회에선 “단말기 보조금을 완전히 근절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불법행위로 인해 얻는 이익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사업자의 행위를 파악한 뒤 매출액을 기준으로, 선발사업자에 가중해 과징금을 매기는 것은 과징금 산정의 재량권을 지나치게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며 “관련 법조항과 시행령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편 적발된 보조금 평균액이 지난해 16만9000원인 데 비해 올해 들어서는 20만4000원으로 3만∼4만원 늘어나 법으로 규제하는 데도 불구하고 사업자들의 보조금 규모는 점차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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