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56Mb P램 개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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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256Mb급 P램 개발은 D램·플래시메모리 등 현 주력 메모리뿐 아니라 차세대메모리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독주 기반을 갖는 성과로 평가된다. 모든 반도체업체가 P램(상변화메모리)·F램(강유전체메모리)·M램(강자성메모리) 등 차세대메모리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상용화 직전 단계의 제품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256Mb급 P램은 첨단기술을 주도한다는 의미 외에도 기존 모바일기기용 메모리 시장의 지각변동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램이란=P램(Phase-change RAM)은 ‘저마늄 안티몬 텔룰라이드(Ge2Sb2Te5·GST)’라는 상변화 물질을 이용한 메모리다. 이 물질이 비정질 상태에서 결정질 상태로 변화할 때 1비트를 얻는 방식으로 동작하는 신개념 차세대메모리 반도체다. 전원이 끊겨도 저장된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플래시메모리의 장점과 빠른 처리 속도를 자랑하는 D램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다.

 ◇휴대폰용 메모리시장 지각변동 예고=상용화에 근접한 차세대메모리로는 P램·F램·M램 등이 꼽힌다. 그러나 F램과 M램은 시제품 단계에서도 아직 16Mb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의 이번 256Mb급 P램 개발은 차세대메모리 주도권 경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의 쓰임새가 다양화·대용량화되고 있는 휴대폰용 메모리시장에서는 D램·플래시·S램 등의 장점을 모두 갖는 차세대메모리 기술의 선점이 곧바로 시장 선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휴대폰용 메모리시장에서는 노어플래시와 낸드플래시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텔이 주도하는 노어플래시는 초기 휴대폰용 메모리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MP3P 기능 등이 부가되고 있는 3세대·멀티미디어 휴대폰의 경우, 큰 용량의 메모리가 필요해지면서 낸드플래시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S램 등을 집적한 다중칩(MCP)을 통해 낸드의 단점인 속도 문제를 해결하고 대용량화를 선도하면서 낸드플래시는 급속히 노어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오는 2007년부터 휴대폰용 메모리시장에서 낸드가 노어를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256Mb급 P램은 이같이 이미 낸드로부터 강한 도전을 받고 있는 노어플래시의 입지를 한층 좁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256Mb급 P램은 현재 휴대폰에 널리 사용되는 노어플래시 용량과 같은 수준이어서, 초기에는 노어시장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용량화가 용이한 P램의 특성상 장기적으로는 낸드시장의 대체도 가능해져, 결국 노어·낸드·P램의 휴대폰용 메모리시장을 겨냥한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휴대폰용 메모리 시장이 내년 이후 Mb급 저용량에서는 노어와 P램이 경쟁하고, Gb급 대용량에서는 낸드플래시가 독주하는 시장구도를 예상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에 낸드·P램·노어를 모두 갖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민이 숨어 있지만, 이 같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첨단제품의 출시시기를 조절하면서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는다.

 ◇P램 개발 현황=박재근 한양대 첨단반도체연구소장은 “256Mb급 P램의 개발은 차세대메모리 가운데 처음으로 P램을 휴대폰에 넣어 실용화 테스트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 개발된 64Mb급까지의 P램은 사실상 실용제품 개발의 한 단계에 불과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즉 P램은 256Mb급으로 올라서면서 기존 주력메모리와 연구소 단계의 개념적인 경쟁이 아닌 시장 경쟁의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ST마이크로 등이 개발하고 있으나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제품을 개발한 것은 이번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