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온라인 게임을 들여다 본다

국내 온라인 게임은 크게 MMORPG와 캐주얼 게임으로 나눌 수 있고 MMORPG는 다시 팬터지와 그 외의 것으로 구분된다. 온라인 게임이라고 하면 무조건 팬터지류의 MMORPG로 인식됐는 경향이 있으나 온라인 게임 시장 초창기부터 무협을 테마로 한 MMORPG은 꾸준히 개발돼 왔다.

그러나 무협 온라인 게임들은 ‘리니지’를 필두로 하는 팬터지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고 무협 마니아들이나 하는 장르로 치부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4년 말 ‘열혈강호’가 등장하면서 일반 유저들은 무협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무협 온라인 게임들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신분이 급상승하고 있다.

현재 국내의 가장 대표적인 무협 온라인 게임 ‘열혈강호’의 성적은 눈부시다. 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될 당시 약 8만 명이 넘는 동시접속자수(이하 동접)를 기록했고 상용 서비스가 실시된 이후로도 약 6만 명 수준의 동접을 유지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약 22만 명, 대만에서 약 8만 명 등 3개 국가를 모두 합치면 36만 명의 아시아 유저들이 무협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 미국 등지에서도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어 한국발 무협 온라인 게임의 ‘한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무협 온라인 게임은 초창기 시절부터 존재했던 터줏대감이다.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가 서비스를 시작할 때 태울의 ‘영웅문’도 결코 이들 게임에 뒤지지 않는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다 한번의 잘못된 업데이트로 인해 ‘영웅문’ 유저들이 대거 이탈했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았다. 개발사는 ‘영웅문 2’를 제작해 무협 유저들을 다시 끌어 모으기 위해 안간힘 썼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말았다.

그 이후로 무협을 테마로 한 온라인 게임들은 그다지 큰 이슈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운무’ ‘십이지천’ ‘묵향’ ‘미르의 전설’ ‘시아’ ‘디오’ 등 지금까지 여러 개의 작품이 등장했으나 국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소리 소문없이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작품 가운데에는 국내보다 해외에 진출해 눈부신 성과를 보인 게임이 있는데 바로 ‘미르의 전설’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게임은 큰 기대 없이 중국으로 수출됐으나 엄청난 인기를 얻어 개발사와 현지 수입사를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미르의 전설’은 예외로 인정해야 한다.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초창기부터 진출해 선점 효과를 봤으며 중국이 무협의 본고장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실제로 ‘미르의 전설’ 이후 국내의 많은 무협 게임들이 수출됐으나 대부분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열혈강호’와 ‘영웅’이 발표되면서 급변했다.

엠게임의 권이형 부사장은 “열혈강호와 ‘영웅’의 서비스 초기 보여준 인기는 무협이 팬터지 장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2005년의 시장에서 무협은 팬터지류와 별 다른 차별없이 ‘온라인 게임’으로 유저들사이에서 인식되고 있는데 이러한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즉, 팬터지 온라인 게임에 몰두했던 유저들이 ‘열혈강호’를 통해 마니아들만 하는 장르에서 일반대중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 들였다는 것이다.

‘구룡쟁패’를 서비스하고 있는 인디21의 윤선학 사장은 “무협 게임을 즐기는 유저층을 조사하면 연령층이 의외로 다양하고 여성 유저의 비중도 결코 낮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러한 데이터에서 무협 온라인 게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협을 전혀 몰라도 무협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데 지장이 없다”며 “팬터지 세계관을 잘 아는 유저만 팬터지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그러한 현상이 무협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중국을 비롯한 대만, 태국은 아시아에서도 중화권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무협을 소재로 한 작품이 성공할 여지는 처음부터 컸다. 그러나 그 외의 국가에서도 무협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느냐는 다른 문제다. 그런데 업계 관계자들은 의외로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 한 관계자는 “북미 유저들, 평범한 백인이나 길거리에서 껌씹고 다니는 흑인들도 무협에 대해서는 어떤 동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동경으로 ‘와호장룡’의 흥행이 성공한 것이다.

그들이 직접적으로 무협에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없고 계기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더군다나 그들 게임 시장에서 볼 때, 게임에서 정통 무협을 찾기란 대단히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서비스되는 무협이라면 대단히 매력적이며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종에 대한 차별과 문화 콘텐츠는 전혀 다른 문제다. 그들처럼 동양의 무술과 무협에 경외심을 가지고 있는 시장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일반 대중들이 인식하는 ‘무협’이라는 테마는 지금도 신비로운 세계다. 원래 게임에 관심이 많고 일본 문화와 중국 문화에 매료된 게임 유저는 극소수다. 하지만 ‘와호장룡’을 기점으로 무협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이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너무나 익숙한 서양의 팬터지 세계보다는 동양의 신비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에서 무협 온라인 게임이 서비스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엠게임의 권 부사장은 온라인 게임은 결국 서비스라며 소재의 매력만으로 대책없는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온라인 게임을 국내에 발표하고 해외로 수출만 하는 것이라면 쉽다.

하지만 많은 유저를 모으고 국·내외에서 인정받아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무협이라는 테마가 매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 안정적인 서버 운영이 결국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또 “ ‘열혈강호’와 ‘영웅’의 인기 요인 중 하나를 안정적인 서비스에 있는 것으로 자체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 무협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무협은 만화,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접목되는 대중 아이콘으로, 게임이라고 외면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문제에서 성공하지 못한 요인을 찾아야 한다”며 “온라인 게임의 생명인 업데이트를 게임의 컨셉트와 타켓층에 맞도록 진행해 나간다면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표

 컷: 무협게임 현황

  

게임명 개발사 비고

구룡쟁패 인디21 오픈 베타 테스트

귀혼 NNG게임스 클로즈 베타 테스트

디오 씨알스페이스 부분 유료 서비스

무혼 유즈드림 부분 유료 서비스

묵향 이소프넷 부분 유료 서비스

미르의 전설 3 위메이드 유료 서비스

삼국천하 팀메이 오픈 베타 테스트

시아 태울엔터테인먼트 부분 유료 서비스

십이지천 기가스소프트 부분 유료 서비스

열혈강호 KRG소프트 유료 서비스

영웅 넷게임 오픈 베타 테스트

영웅문 태울엔터테인먼트 부분 유료 서비스

일기당천 웹젠 개발 중

천도온라인 리자드인터렉티브 오픈 베타 테스트

파천일검2 매직스 클로즈 베타 테스트

황제의 검 엠게임 개발 중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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