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3주년 특집Ⅳ-콘텐츠]성공한 해외기업-픽사

 애니메이션 영화가 폭넓은 사랑을 받게 된 데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Pixar Animation Studio)’의 공이 크다.

 픽사는 ‘토이 스토리(Toy Story)’(1995), ‘벅스 라이프(Bug’s Life)’(1998), ‘몬스터 주식회사(Monster Inc.)’(2001),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2003), ‘인크레더블(Incredible)’(2004) 등을 선보여 전세계적에서 수십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흥행 기록을 끊임없이 갱신해왔다.

 픽사는 스티브 잡스 현 애플컴퓨터 최고경영자(CEO)가 1986년 ‘컴퓨터 디비전’(조지 루카스가 1975년 설립한 특수 효과 전문 업체 ILM의 자회사)을 1000만달러에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회사명 ‘픽사’는 ‘픽셀(pixel, 화소)’과 ‘아트(art, 예술)’를 합친 것이다.

 대표작인 ‘토이 스토리’는 세계 최초로 100% 디지털로 제작된 3D 애니메이션으로 카우보이 우디와 우주전사 버즈 등 장난감들의 모험을 짜임새있게 담아 전세계적으로 3억62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니모를 찾아서’는 미국에서 개봉 후 넉달 동안 4억2400만달러를 벌어들여 디즈니의 ‘라이언 킹’이 10년 동안 보유했던 최고 기록을 깼다. ‘인크레더블’은 이 영화로 지난 2월 제77회 아카데미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고 애니메이션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애니상(Annie Awards) 10개 부문을 휩쓸었다.

 픽사가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스토리다. 제작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스토리가 탄탄하지 못하면 작품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스토리를 제대로 만드는 데 2년 이상 투자한다. 메뚜기들의 위협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힘쓰는 개미들의 이야기(벅스 라이프), 잃어버린 아들 물고기 ‘니모’를 찾아 떠나는 아버지 물고기 ‘말린’의 이야기(니모를 찾아서) 등은 이런 열정을 통해 탄생된 것이다.

 특히 픽사의 성공에는 존 라세터 부사장의 공이 크다. 지난 6월 영화 전문잡지 프리미어가 선정한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에서 3위는 스티브 잡스, 4위는 존 라세터였다. 라세터는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토이 스토리2’를 감독했고 ‘몬스터 주식회사’ 제작을 맡아 픽사를 장편 애니메이션 분야 최고봉의 반열에 올려놨다. 그는 ‘토이 스토리’로 제68회 아카데미 특별공로상을 받았다.

 픽사는 뛰어난 기술적 표현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괴물 설리가 움직일 때마다 흔들리는 300만 가닥의 털, ‘니모를 찾아서’에서 빛에 따라 변하는 바닷속 풍경, ‘벅스 라이프’에서 표현된 개미들의 다채로운 표정은 놀라울 뿐이다. 특히 복잡한 표면 상태와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렌더링 소프트웨어 ‘렌더맨(RenderMan)’을 개발해 ‘터미네이터 2·3’ ‘글래디에이터’ ‘반지의 제왕’ 등 여러편의 영화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픽사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컴퓨터 250대로 대형 컴퓨터 시스템인 ‘렌더팜’을 구축해 프레임 하나의 렌더링 시간을 대폭 단축했고 지난 2003년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서버를 인텔 서버로 교체했다. 또 디지털 이미지를 네거티브 필름으로 옮기는 장비인 ‘픽사 비전’도 자체 개발했다.

 무엇보다 픽사는 디즈니와 제작과 배급에서 손을 잡음으로써 배급과 마케팅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토이스토리’등 5편의 흥행작을 디즈니와 공동으로 제작했고 배급망을 지원받았다. 이들 작품의 전세계 흥행 수입은 25억달러를 넘었고 DVD와 비디오 테이프도 1억500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그러나 지난 해 1월 픽사는 디즈니와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잡스가 디즈니의 몫이 너무 많다고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최근 마이클 아이스너 디즈니 회장의 후임으로 지명된 로버트 아이거 사장이 잡스를 두 차례나 직접 찾아가 우호적인 관계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두 회사는 97년 연장한 계약에 따라 올해 안에 자동차를 주인공으로 한 ‘카스(Cars)’를 공동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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