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 입출력 데이터의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SSD(Solid State Disk)’ 방식이 급부상하고 있다. SSD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아닌 플래시·DDR 등 메모리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저장장치로 그동안 주로 첨단 군수장비나 항공기 블랙박스 등 방산 분야에서 사용됐으며 일반 시장에서는 가격이 비싸 기대보다 성장 속도가 더뎠다. 하지만 최근 이를 탑재한 디스크와 저장장치가 속속 선보이고 국내 기업에서도 상용화에 성공해 시장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SSD 기술 ‘주목’=SSD는 메모리에 기반을 둔 저장장치다. 대표 데이터 저장 수단인 HDD에서 사용하는 모터와 기계적 구동장치를 없애 외부 충격에 강할 뿐더러 데이터 전송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HDD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 면에서 무려 20∼100배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PC는 물론이고 서버·스토리지 등 시스템에서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크게 올려 성능을 보완할 수 있다. 전력 소모량도 줄여 이를 노트북PC에 탑재하면 사용 시간을 기존 HDD보다 10∼20% 정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GB당 300만∼400만원으로 가격이 비싸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에버런 문근영 대표는 “컴퓨터 성능은 크게 CPU, 입출력(I/O)속도, 네트워크로 따질 수 있는데 이미 CPU와 네트워크는 정점에 달했고 I/O가 가장 큰 병목 구간인데 지금까지 나온 기술 중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SSD”라고 밝혔다.
◇제품 출시 ‘봇물’=SSD 기술을 탑재한 제품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이미 다국적 기업은 국내도 분위기가 성숙했다고 판단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텍사스메모리시스템스(TMS)· 솔리드시스템스·비트마이크로·엠시스템 등은 이미 국내에 진출, 활발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 가장 공격적인 TMS는 동원증권·지적공사·칩팩코리아 등에 사이트를 구축했다.
국내 업체도 제품 상용화에 성공하고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비원플러스와 태진인포텍은 자체 기술로 DDR 메모리 방식 제품을 개발하고 데이터 입출력이 빈번한 ‘핫 파일’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낸드 방식의 SSD 보드 개발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비원플러스 노윤호 연구소장은 “디스크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SSD 기술을 따를 만한 제품이 없다”며 “단지 아직까지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최근 여러 업체에서 문의가 잇따라 올해부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장밋빛’=시장 전망은 밝다. 이미 미국에서는 NASA·국방부와 정부기관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저장된 데이터 중 특히 빈번하게 사용하는 데이터, 일명 ‘핫 파일’을 사용하는 기업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트워크로 거래와 결제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증권사와 은행, 인터넷 접속 빈도가 높은 게임·포털 업체 등에서 SSD 방식 제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시스템뿐만 아니라 노트북PC·태블릿PC 등에도 이를 적용하기 위해 테스트하고 있다. IDC와 가트너는 SSD 세계 시장이 올해 65억달러 수준에서 2007년께에는 1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