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가 각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 이제는 이를 통한 비즈니스 창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유비쿼터스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일컬어지는 ‘uBM’이 최근들어 각광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uBM에 대한 개념조차 일반 국민들은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낯설다. 특히 최근까지 차세대 비즈니스의 주류를 이뤄온 e비즈니스 모델과의 차이점도 쉽게 파악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에 본지는 uBM의 선봉에 서있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 ‘u비즈니스 모델,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주제로 두번째 긴급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uBM을 전에 없이 새로운 개념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기존 e비즈니스 등의 확장 개념으로 봐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야만이 관련 이익 창출이나 새로운 사업기회 마련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특히 사업의 개념을 잡는 초기에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공공부문을 중심으로한 시범사업의 활성화로 민간부분의 uBM 수요를 정부가 나서 일으켜 줄 것을 참석자들은 요구했다. 따라서 현재 공공부문에 대한 전자태그(RFID) 분야를 중심으로 시행중인 정부의 현행 시범사업 역시 그 대상과 기간의 확대를 통한 보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내용을 요약·정리한다.
◇류옥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사회)=uBM의 개념부터 잡고 토론을 시작하자. 실제로 ‘돈을 버는 행위’에 있어서의 유비쿼터스에 대해서는 정확한 개념정의가 없었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의 uBM 역시 개념차원에 머물러 있는 듯한데.
-백민호 스피드칩 사장=결국 비즈니스란 것은 ‘이익’을 내야하는 것인데, 지금 uBM으로 돈버는 업체가 어디있나. 정부 주도의 시범사업 일색이다. 그나마 이같은 시범사업마저 ‘미국의 월마트가 하니까 우리도 발맞춰 해야한다’는 식이다. 이러니 산자부 등 정부부처의 시범사업 역시 졸속으로 흐른다.
-임근찬 KT 유통컨버젼스 사업부장=uBM이라고 하면 흔히들 RFID 관련 사업을 꼽는다. 하지만 작년에 까르떼 전시회 참관차 프랑스 파리에 가보니 스마트카드 등 각종 산업에 uBM의 적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uBM이라고 하면 RFID는 물론, △와이브로 △DMB △홈네트워킹 △텔레매틱스 △WCDMA △디지털TV △IP전화 등 많은 아이템을 꼽을 수 있다. RFID는 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무엇보다 uBM을 생경하게 바라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RFID는 기존 바코드의 확대개념이다. DMB는 기존 위성TV에서, 와이브로는 무선랜에서 각각 파생된 개념일뿐이다. 거부감이 없어야 본격적인 비즈니스화도 짧은 시일내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다.
-이은호 산업자원부 전자상거래과장=기본적으로 산자부는 uBM을 기존 e비즈니스와 크게 다르게 보지않는다. 비즈니스를 창출시키는 또하나의 접근수단으로 유비쿼터스가 있을 뿐이다. 지난 1990년대 중·후반에도 인터넷 인프라를 기반해 e비즈니스가 우후죽순처럼 튀어나왔다. 최근 들어 uBM 관련 논의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기술’ 위주다. 보다 수요자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때다.
◇사회=아직 유비쿼터스 관련 기술이 채 성숙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uBM를 논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도 많다. e비즈니스와는 달리 일반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백민호 사장=실제로 어설픈 기술이 많다. 유비쿼터스의 역사가 짧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 유비쿼터스 기술은 응용 위주다. 기본에 충실치 못하다. 외국 선진 기술을 따라하기 바빴기 때문이다. 예컨대 와이브로가 중요하다고는 하나, 관련 uBM을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인프라와 어플리케이션으로 나눠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임근찬 부장=RFID를 제외한 대다수 uBM은 ‘기업대소비자(B2C)’에 촛점을 맞춰야할 것이다. 기업은 이익을 내야한다. 기업대기업(B2B)으로는 단기간내 이윤창출이 어렵다. 설령 B2C를 통해 이익을 못낸다해도, uBM이 일반 소비자에 끼치는 영향이나 파급효과는 크다. 현재 산자부 등 정부의 지원책은 대부분 B2B 중심이다. uBM만큼은 당장 국민들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이은호 과장=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최근 발표한 ‘전세계 주요국 e비즈니스 수준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작년보다 4계단 하락한 18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자타가 인정하는 ‘인터넷 강국’이다. 하지만 이를 활용해 BM화하는데에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번 평가를 통해 알 수 있다. 정부는 그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사회=KT 등과 같은 국내 굴지의 망사업자들이 단순한 인프라 사업에만 안주하고 있어, 정작 uBM을 찾는데는 소홀하다. 기술기반의 투자 외에도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임근찬 부장=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아짐에 따라 각종 BM이 이제 속속 나오고 있다. 일례로 KT의 경우 일반가정에 원격 로봇을 보급하는 사업을 구상중이다. 설문 조사를 해보면 벌써부터 이같은 비즈니스를 국민들이 먼저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소비자들의 이같은 수준높은 욕구가 uBM을 만드는데 가장 큰 자양이 된다.
-이은호 과장=지난 2002년 월드컵 경기를 계기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축구 전용 경기장을 각 지역마다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경기장에서 일반 국민들이 공 한번 차보기 어렵다. 관리를 이유로 이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유비쿼터스 인프라가 잘 갖춰진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일본·미국 등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사업성으로 무장된 BM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본만해도 카메라폰을 이용한 유비쿼터스 책판매 관련 BM이 상용화단계다. 카메라폰 보급율은 우리가 훨씬 더 높다. 하지만 우리는 카메라폰을 친구나 연인들 사진이나 찍어 돌려보는데만 이용한다.
◇사회=결국 물꼬는 정부가 시범사업 등을 통해 열어줘야하는데, 여러가지 측면에서 현행 시범사업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된다.
-백민호 사장=무슨 시범사업이 기본설계도도 없다. 1년 단위로 하기 때문에 사업의 연속성도 담보하기 어렵다. 일본의 경우 보통 5년 단위다. 특히 우리 시범사업의 아이템은 탄약·전투기 등 국방 관련 내용이 많다. 너무 무거운 테마다. 반면 일본은 의류 등 소비자 친화적이다. 향후 비즈니스 파급력이 강하다는 얘기다.
-이은호 과장=산자부는 내달까지 uBM 기술로드맵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본 경제산업성과도 지난 5월 협약을 맺는 등 한중일 삼각 협력체제를 구축중이다. 새로운 벤처육성 관련 법안도 마련해 관련 요소기술의 적용이 보다 탄력적으로 이뤄지게 하겠다.
사회=유비쿼터스 관련 차세대 신기술을 도입하려해도 기존 법·제도의 장벽에 막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백민호 사장=정통부의 전파법이 대표적이다. 900㎒ 대역의 사용이 풀린 것이 불과 몇달전 일이다. 후진적이고 낙후된 제도의 계속적인 정비가 요구된다.
사회=시범사업 얘기를 계속하자. 현재 선도사업에서 치중된 아이템을 확대하자는 의견도 많은데.
-임근찬 부장=여러개의 아이템을 해보고, 그중 잘되는 것 몇개를 건질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 인터넷 활성화때도 정통부와 KT는 그런 식으로 산업을 키웠고, 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백민호 사장=참여 기업의 입장에서는 아이템의 확대보다는 사업기간의 연장을 원한다. 5∼10년까지 장기적으로 보고 사업을 연속시행했으면 한다.
-임근찬 부장=물론 RFID 시범사업 같은 경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할 분야기 때문에 사업기간 연장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머지 시범사업은 아이템 확대가 필수다. 예컨대 u시티 같은 경우 타산업과 일선 지자체로의 파급효과가 뛰어나지만 아직 시범사업에 들어가있지 못하다. 사회=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사업자에 의해 시범사업이 왜곡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좋은 말씀 감사한다.
◆ uBM이란
u비즈니스는 u컴퓨팅을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의미한다. u비즈니스하에서는 모든 개체간 관계를 항상 ‘연결(connected)’시킨다. 이는 의미있는 상황정보를 빠르게 제공,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과 현실적인 적용을 보다 용이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uBM을 위해서는 정보통신 기술이 필요조건이다. 그만큼 IT기술은 uBM의 기초가 된다. uBM과 관련된 선결요소인 인프라를 비롯해, 장비, 소프트웨어 등의 개발과 투자는 현재 정부 등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과 제반 기술간의 선후 관계는 모호하다. 관련 개념과 기술은 비즈니스 모델의 아이디어를 도출케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 반대로 비즈니스 모델의 고도화를 통해 관련 기술의 요구사항이 정의되며 현실화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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