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스트라-호주 정부 `민영화 갈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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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최대의 통신업체 텔스트라가 민영화를 추진하는 호주정부와 마찰을 빚으면서 주가가 2년내 최저수준으로 폭락하는 등 심각한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8일 보도했다.

호주정부는 내년까지 텔스트라의 정부지분 51.8%(미화 250억달러)를 매각하고 사업별로 분할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민영화 계획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텔스트라의 신임 CEO로 취임한 솔 트루질로가 호주정부의 민영화 일정에 제동을 걸고 나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미국출신으로 시장경제옹호론자인 솔 트루질로 CEO는 출근 첫날부터 기업수익성을 해치는 어떠한 정부규제에도 반대한다며 존 하워드 총리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는 또 텔스트라의 유선전화망을 경쟁사 옵터스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개방하라는 호주정부의 압력에 대해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뒤이어 지난 5일 텔스트라는 내년 회계연도의 예상매출이 7∼10% 감소할 전망이라고 발표했고 회사 주가는 2년내 최저 수준으로 폭락했다. 텔스트라 지분매각에 해외자본 유치를 기대해온 존 하워드 총리로서는 큰 타격을 받은 셈이다.

게다가 텔스트라의 한 고위간부는 “우리 회사 주식은 어머니한테도 사라고 권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하락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호주정부도 즉각 반격에 나섰다. 호주투자감시위원회(ASIC)는 텔스트라가 고의로 부정적인 정보를 흘려 주가를 떨어뜨렸다는 심증하에 회사 경영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워드 총리는 “세상에 자기 회사수익을 낮춰서 이야기하는 기업가가 어디 있느냐”면서 텔스트라 경영진은 매우 수치스런 행동을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하지만 텔스트라측은 기업정보를 정직하게 공시하는 것은 기업체의 의무이며 오히려 하워드 총리가 미국출신 CEO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게 아니냐며 되받아쳤다.

호주 야당도 집권여당이 텔스트라의 경영상황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민들에게 감추려한 의혹이 있다며 트루질로 사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하워드 총리와 트루질로 CEO가 연일 가시돋힌 설전을 벌이는 동안 불안해진 투자자들은 텔스트라 주식을 내다 팔았다. 지난 7일 텔스트라의 주가는 4.34달러로 두달 전에 비해 기업가치가 무려 69억 달러나 폭락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텔스트라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호주정부와 최대 통신기업간의 갈등이 어떻게 결말이 나더라도 하워드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세계 최대의 기업 민영화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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