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거대 양극화(great divide) 현상이 예고되고 있다. 지식 정보를 보유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 간의 격차는 더욱 심화돼 치유 불가능한 지경으로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그 격차가 가져올 세계 경제의 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기는 하지만 각국은 지금 지식 정보 경쟁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지식 정보화 혁명의 진전은 필연적으로 ‘친특허(pro-patent) 정책’과 함께하고 있다. ‘태양 아래 모든 것은 특허 가능하다’는 명제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되고 특허의 범위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1998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정됐던 투자 관리 영업 방법(BM:Business Method) 특허는 이후 더욱 다양한 영업 분야에서 인정되는 추세며, 최근에는 금융 BM 특허 획득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요즘 금융 거래 변화를 따라잡기란 정말 어렵다. 인터넷뱅킹이나 폰뱅킹을 이용하기 위해 신청서를 작성하고 아이디(ID) 및 비밀번호를 부여받아야 한다. 쏟아지는 새로운 금융 상품들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도 고민된다. 모바일 뱅킹용 휴대폰을 이용하는 방법도 숙지해야 한다. 온라인 주식 거래도 사정은 비슷하다. 증권 회사에서 주식 매매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아야 하며 이때에도 컴퓨터상에서 각종 선택사항을 결정할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시장에서는 종이 화폐를 대신해 거의 완전히 전자화폐를 사용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이러한 변화는 IT의 발달과 보급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인터넷뱅킹 이용은 1일 평균 1042만건으로서 전체 금융 서비스의 30%에 달했다.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은 1일 평균 25만7000건으로 전분기 대비 21%나 증가했다. 전자화폐 발행도 상반기 502만장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고, 이용금액도 1개월에 142억원으로 작년 대비 86%나 급증했다.
최근 이 같은 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BM 특허 출원도 매우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60건에 불과하던 출원이 2000년에는 740건, 2001년 이후에도 연 300건 정도의 출원이 유지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금융 분야 BM 특허 출원은 현재 각각 연간 1000여건에 달한다. 선진국 기업들의 관심이 대단하다.
IT와 금융 산업이 결합한 금융 분야 BM 특허는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질 것이다. BM 특허로 영업이나 사업의 방법을 독점하는 자가 금융업계에서 확실히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돈의 흐름과 관련한 영업이나 사업의 방법에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를 갖는 것은 경쟁력 확보에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후발 국가나 업체도 이 분야 시장 지배력을 역전시킬 계기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BM 특허 출원이 금융업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고려해 정부와 업계는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해 왔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금융 분야 BM 특허를 중점 과제로 하여 신기술 동향 조사 및 특허지도 사업을 수행해 금융업계에 특허정보를 제공해 왔다. 정부는 또한 매년 금융 분야 BM 특허 설명회를 개최해 금융업체의 지식재산권 업무 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해 왔으며, 지난 3월에는 유비쿼터스 뱅킹 시대에 대비한 민관 전문가 포럼을 창립했다. 유비쿼터스 뱅킹이 실현될 경우 한국이 최적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직도 우리나라 금융산업 경쟁력은 취약하다. 국책은행 총재 출신의 한 원로 금융인은 ‘전당포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정도다. 대표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 업종인 금융산업이 지식재산권으로 단단히 무장해 경쟁 없이 수익성을 올릴 수 있는 블루오션 전략을 찾아 나서야 하겠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BM 특허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종갑 특허청장 jongkkim@kipo.go.kr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시론] 기술을 넘어 서비스로 이끄는 모빌리티 미래와 자율주행
-
2
[콘텐츠칼럼] 미디어발전위원회 주도의 통합미디어법제 마련이 필요하다
-
3
[ET시론] 생성형 AI와 글로벌 교육계의 대응
-
4
[보안칼럼] 매출 10% 과징금 시대의 생존법
-
5
[ET시론] 공공조달, AI 대전환과 AI 산업 활성화의 마중물
-
6
[ET톡] 빗장 풀린 고정밀지도, 기준 세워야
-
7
[사설] 인간-AI 협업 가속 '알파고 10년'
-
8
[ET톡]'닥터나우 방지법'과 정부 신뢰
-
9
[디지털문서 인사이트]정비사업 전자서명동의서, 효율보다 '원칙' 이 우선
-
10
[ET톡]청년 울리는 다주택 규제 구멍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