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지털TV, 파리를 점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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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파트에 삽니다. HD TV를 구매하러 왔는데 고전적이고, 첨단 느낌을 연출할 수 있는 제품을 사려고 합니다. 한국 제품은 디자인이나 품질에서 마음에 듭니다.”

 30일, 프랑스 16구 다티 매장을 방문한 오라시미 루비오의 말이다. 그녀는 프랑스의 전형적인 20대 후반 독신여성. 국산 PDP TV와 LCD TV를 번갈아 가며 고르던 그녀는 기자의 질문에 ‘품질과 디자인’이 강점이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소니, 필립스, 샤프, 톰슨 등 외국제품과 한참 비교하더니 결국 국산제품 앞에 멈췄다.

 파리 시청 앞 베아시베(BFV) 백화점. 이곳에는 올 7월 삼성전자 독립 매장이 생겼다. 보수적인 프랑스 백화점에서 가전 제품 코너에 독립매장이 설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이어 파리 최고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 올 9월 말 2차 쇼핑숍을 오픈한다. 갤러리 라파예트 진출은 프랑스 가전진출에 상징적인 일이다. 백화점 매장에 가전업체 단독 매장 진출을 반대하는 프랑스 유통시장의 보수적인 시각을 정면으로 거부한 혁명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본격화됐다.

 “프리미엄급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고가정책, 기술혁신, 참신한 디자인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봅니다. 특히 소비자 불만이 없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베아시베 백화점 삼성매장에 근무중인 브루노 부르동 매니저는 이렇게 말했다.

 삼성전자는 프랑스에서 필립스와 샤프, 소니를 무너뜨렸다. 전세계 80%의 LCD TV 시장을 장악하던 샤프는 이미 프랑스 시장에서 5위권으로 밀려났다.

 유럽 시장 조사기관인 gfk는 지난 7월 초 주간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올해 24주째인 지난 6월 말 프랑스 TV시장에서 LCD·PDP TV 수량 및 금액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소니와 샤프, 유럽의 강호 필립스와 최근 TCL에 인수된 톰슨을 모두 제쳤다. LCD TV는 24주째 조사에서 시장점유율 수량기준 18.9%, 금액 16.1%로 1위를 기록했으며 30주차에는 수량 24.0%, 금액 27.8% 상승하며 2위와의 격차를 벌렸다. 지난해 상반기 12%에 불과하던 26인치 이상 LCD 제품 판매비중은 최근 42% 이상으로 급상승했다. 최근 출시한 40인치 고급형 LCD TV 가격은 3499유로로 현재 출시 예정인 일본 경쟁사 40인치 제품 가격 대비 800유로 이상 고가로 출시될 만큼 상종가를 유지한다.

 PDP TV 역시 작년 동기 대비 상반기에만 2.8배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42인치 제품군 내에 보급형·중급형·고급형 등으로 세분화하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성공전략의 핵심은 외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이다. 소니와 샤프, 필립스 등이 전통적인 매장 형태인 지역 독립매장을 중심으로 수성전략을 펼 때 아예 대형 매장 중심으로 다양한 판촉활동을 벌였다. 유통시장에 입김이 강한 소형 매장을 고집했던 일본과 유럽기업은 매장의 대형화 추세와 인터넷 상거래 활성화라는 시장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결과는 시장에서 참패, 소니와 샤프는 시장 대응력을 상실한 채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하는 신제품 적기 출시, 디자인 차별화와 고급 브랜드 인지도 구축, 현지인 중심, 판매 조직 활성화 전략이 먹혀들며 프랑스 정보가전 1위 업체로 올라섰다.

 1986년 지점으로 출발한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은 1988년 말 현지 법인을 확대 개편, 20년 만에 유럽의 자존심 프랑스 상륙에 성공했다. 94년 1억달러 매출을 달성한 이래, 지난해 13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10년간 평균 30%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20억달러 이상이다.

 

 SEF 법인 연도별 매출 추이(단위: 백만달러)

연도 94 95 96 97 98 99 00 01 02 03 04

매출 103 160 173 180 206 345 464 536 685 983 1344

 

 파리(프랑스)=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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