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게임을 비롯한 외국 콘텐츠물에 대한 심의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심의라고 표현했지만 그 것은 다름아닌 수입 규제책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류 열풍이 사그러 들고 있는 마당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사회주의 체제 보호 및 문화에 대한 대국의 자존심이란 안팎의 명분을 그럴싸 하게 포장해 놓고 있지만 그 배경은 말할 필요도 없이 자국업체 보호다. 자국의 콘텐츠 업체들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하니까 슬그머니 심의의 칼날을 바로 세우고 나선 것이다.
따라서 직격탄의 표적은 한국 게임업체들이 될 공산이 커졌다. 너도 나도 중국행에 나선 국내 게임업체들을 방치하지 않을 게 뻔 하다. 이는 시기를 놓치면 자국 산업이 뿌리채 흔들릴 것이라는 판단인 것이다. 그들의 행보를 보면 정부와 업계가 어찌 그리 손발이 잘 맞는지 부럽기만 하다.
중국 정부가 규제 완화책을 발표하며 선진외국기업들을 불러 모으고, 한편으론 행정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데는 그들의 국민성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 3대 상인으로 꼽히는 중국인은 황색의 민족이다. 황하유역에서 이뤄진 문명도 그렇고 제왕을 일컫는 황제도 황색에서 유래하고 있다. 황제의 집과 그릇, 그가 입는 옷도 황색이다. 그래서 황색은 신성시 돼 왔고 일반 백성에는 황색 접근을 허용하지않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황색에 접근 할 수 있었던 곳은 황색의 엽전이었다. 그 것을 모으고 다스리는 데는 귀족과 천민이 없었다.
다른 한가지는 중국인들은 흥정에서 ‘메이파즈(沒法子)’란 말을 자주 쓴다.이 말의 뜻은 ‘어쩔 도리가 없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뜻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어쩔 수 없지만 언젠가는 해볼 도리가 생길 것이며, 그 길이 있을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래서 체념보다는 기회를 엿보고 인내하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마치 손자병법의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와 걸맞는 표현이다.
중국정부가 그동안 취해온 대외 경제 정책은 ‘메이파즈’였다. 그들의 국민성 대로 예전에는 달러와 선진기술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문을 여는 흥정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중국은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외화를 보유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위안화의 위세로 세계 경제를 주무르고 있다. 이젠 해볼 때가 왔다는 것이다.
우리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과연 국내업체들이 관민 합동으로 벌이는 그들의 자국시장 보호책에서 살아나갈 힘이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시장을 놓고서 세계시장 진출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동안 타성에 젖어 안주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자성의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우리도 재무장을 해 다시 시작하자. 그까짓 만리장성 하나 못 넘겠는가. 게임업계가 한류의 불을 다시 한번 지펴보자.
<편집국장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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