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스트 +244]제2부:사례연구(27)인터넷커뮤니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싸이월드 가입자 증가 추이

 1500만 가입자, 월간 페이지뷰 161억건. 전 국민의 80% 가까이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하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인터넷 커뮤니티 ‘싸이월드’가 지금까지 거둔 성적이다.

다음 카페에서 아이러브스쿨을 거쳐 최근의 블로그까지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미니홈피’로 대변되는 싸이월드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싸이질’, ‘도토리’, ‘일촌’, ‘파도타기’와 같은 단어를 모르면 왕따 되기 십상인데다가 하루라도 싸이월드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싸이폐인’까지 양산되는 등 사회적 현상으로까지 확대됐다.

싸이월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젊은이의 성향 파악 △관련 인프라의 발달 △수익모델 확립 △자유로운 조직문화 등을 꼽는다.

◇젊은이 문화를 꿰뚫었다=‘싸이월드’는 젊은이들, 그 중에서도 여성 네티즌의 성향을 꿰뚫었다. 한자리에 앉아 몇 시간 동안이나 대화를 나누는 여성들에게 온라인에서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이다.

이들은 마치 친구의 집을 방문하는 것처럼 미니홈피에 올라온 사진을 감상하고 게시판에 안부를 전한다. 배경음악이나 배경화면 등을 선물하면서 정을 쌓기도 한다. 가까운 사람들끼리는 ‘일촌’을 맺어 비밀스러운 사진이나 글을 공유한다. 방문자나 등록된 글 수에 따라 호감도처럼 다양한 수치가 늘어나게 해 묘한 경쟁심리도 부추겼다.

사실 남자들에게도 싸이월드는 자기 자신을 표출하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감정 표현이라던가 선물하기와 같이 오프라인에서는 다소 쑥스럽거나 번거로워서 하지 못한 행동들을 온라인에서는 자유롭게 하게 된 것이다.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자극한 것도 성공요인이다. ‘싸이월드’에서는 잊혀졌던 수많은 친구들과 만날 수 있다. 또 번거롭게 전화를 하거나 만나지 않더라도 클릭 몇 번만 하면 친구들이 요즘 어떻게 지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싸이월드’를 열심히 하지는 않더라도 혹시라도 옛 친구가 자신을 찾을까봐 등록만 해 놓기도 한다.

하나의 ‘미니홈피’에 방문한 사람들은 각자가 남긴 답글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서로의 ‘미니홈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여러 사람을 알게 된다는 점도 강점이다.

‘싸이월드’는 현실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들을 좀 더 쉽고 편하게 제공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같은 트렌드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적의 인프라=‘싸이월드’의 성공에는 IT기술의 지원사격도 큰 역할을 했다.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는 두 말이 필요없는 일등공신. 어디에서나 맘만 먹으면 초고속 인터넷을 쉽게 사용하는 환경이 없었다면 ‘싸이월드’의 인기는 지금만 못 했을 것이다.

지난해 4월 등장한 ‘모바일 싸이월드’는 이용패턴을 한 번 더 바꿔놨다. 자리에 앉아야만 볼 수 있었던 ‘싸이월드’를 전철 안에서나, 길을 가다가라도 언제든지 보고 관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운 글이 등록되면 문자로 즉각 알려주기 때문에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즉시 접속해 확인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유무선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같은 다양한 디지털기기들도 ‘싸이월드’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싸이월드’가 주로 사진과 음악,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꾸며지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멋진 미니홈피를 꾸미기 위해서는 디지털카메라 사용법을 익히는 것은 필수다. 카메라폰이 등장하면서는 길을 가다가 찍은 사진을 그 자리에서 바로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리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디지털 음악을 자신의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설정해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것도 또 하나의 기쁨이다.

◇확실한 수익모델=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 이런 점에서야말로 ‘싸이월드’의 진정한 강점이 드러난다.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가 직접 유료화를 시도해 네티즌들로부터 외면받은 것과 달리 ‘싸이월드’는 기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되 자신의 집을 꾸밀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파는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처음 미니홈피를 개설하면 ‘황량함’ 그 자체다. 벽지도 발라주고 가구도 들여놓고 다양한 물품을 구입해야만 비로소 집다운 집을 보여줄 수 있다. 자신의 ‘미니홈피’를 방문한 친구들에게 들려줄 배경음악을 등록할 때도 돈이 들어간다.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자신이 들을 음악을 구입하는데에는 인색한 네티즌들이 싸이월드에서는 친구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음악을 구매하는 모습에서 ‘남에게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돈은 ‘도토리’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불러 거부감을 줄였다.

‘싸이월드’는 이밖에 기업들이 홍보용으로 미니홈피를 이용할 때에는 돈을 받는다. 수많은 이용자층을 확보한 ‘싸이월드’에서는 홍보효과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마케팅 차원에서 기꺼이 돈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 일반 소비자의 거부감을 없애고 기업 소비자의 주머니를 노린 게 주효했다.

◇독특한 조직문화=‘싸이월드’가 성공한 데에는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함께하는 시너지가 크게 작용했다. 사실 1999년 문을 연 싸이월드는 네티즌들에게 신선함은 안겨줬지만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하지 못해 회사는 점점 어려워졌다. 그러던 중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합병되면서 싸이월드는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으로 합병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1년도 안 돼 ‘기우’로 바뀌었다. 대기업이면서도 벤처 마인드를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닷컴의 전신인 넷츠고와 라이코스·싸이월드 등 3개의 조직으로 구성됐다. 사업지원과 전략수립은 대기업 식의 시스템 경영으로, 서비스 개발과 기획은 벤처 식으로 운영하는 게 강점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에는 ‘나를 따르라.’ 식의 경영은 통하지 않는다. 서비스 자체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 역시 이에 충실하다. 사장이나 직원이나 할 것 없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도출한다.

이처럼 ‘다양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에 ‘싸이월드’는 유독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던 대기업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해외언론

“온라인 친목 네트워크에는 만남을 주선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한국의 싸이월드가 그 방향을 제시한다.”

이달 초 미국의 IT 전문 온라인 뉴스서비스 ‘와이어드 뉴스’에 실린 기사의 첫 문장이다. 필자는 ‘한국인들이 사이버 세상의 은밀한 재미를 찾았다(Koreans Find Secret Cybersauce)’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싸이월드의 서비스 형태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에 대한 자세한 분석을 담았다. 1인 미디어인 블로그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도 한국의 ‘미니홈피’ 열풍은 색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모양이다.

지난해 말부터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일부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싸이월드는 올 초 중국, 일본, 미국 등 본격적인 해외진출 계획이 알려지면서 월스트리트저널과 NHK, TV도쿄, 아사히신문 등 해외언론의 집중적인 취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8일 중국에서 오픈한 싸이월드는 서비스 발표회에 북경·상해·광주·성도·서안·무한·제남 등의 지역에서 신문과 TV·인터넷 등 무려 70여 개의 언론매체들이 참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행사에는 한류 연예인인 차태현과 ‘작은 장백지’로 불리는 중국 연예인 따이지아오치엔이 참석해 미니홈피 서비스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시나닷컴은 뉴스 메인에 싸이월드 오픈 소식을 하루동안 올려 적극 보도했고 이는 소후(sohu)나 넷이즈(netease)와 같은 여타 대형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싸이월드는 중국에 이어 10월에는 일본에 진출하고 홍콩과 대만은 물론 내년 초에는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해외언론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평균별점

마케팅 ☆☆☆☆☆

기술 ☆☆☆☆

생산시스템 ☆☆☆☆

사람 ☆☆☆☆☆

디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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