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그나마 이번 준비 상황이 중국에서 열리는 여러 국제 행사 중 나은 편입니다.”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폐막된 ‘한·중 e스포츠 페스티벌 CKCG2005’ 중국 측 집행위원장인 저우치앙의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첫날부터 준비 미흡으로 경기가 8시간 가까이 지연된 데 대한 옹색한 변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양국 정부가 주최한 행사 집행책임자가 할 말이 아니었다.
중국 측 조직위원이 고작 3명이었다는 점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만큼 예산 확보와 행사 준비에 소홀했다는 얘기다. 중국 젊은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CKCG2005 현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속출, 한국 선수들과 팬들로서는 자신들이 이번 행사의 들러리로 전락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양국 정부와 스폰서 기업들만 집중 조명을 받았고 행사 내용은 기대치 이하였다는 지적이다.
경기 첫날 시스템 미비로 인해 경기가 지연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스템과 경기용 책상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한국 선수들이 경기 일정을 보이콧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별 것도 아닌데 경기를 보이콧하느냐”며 오히려 반발, 웃지 못할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중국 측 협찬 기업이 없었다는 점도 이번 행사가 급조됐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한국 측 집행위 관계자가 “자본주의 개념이 아직 정착되지 않아 브랜드 마케팅·홍보 등에 무지하기 때문”이라며 대신 설명했지만 양국 정부가 주도한 행사라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해명이었다.
콘텐츠 산업은 사소한 것이 대세를 좌우하는 특성을 지닌다. e스포츠에서는 세세함이 승부를 결정짓기도 한다. e스포츠 태동기를 맞은 중국이 분명히 배워야 할 점이다. 이번 CKCG2005에서 보여 준 중국 측의 준비 태도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치를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결국 양국 정부가 주최한 첫 e스포츠 축제는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한국 프로게이머에 대한 중국 젊은이들의 뜨거운 반응과 e스포츠를 통한 한류 열풍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제 이런 반응과 가능성을 양국 정부가 확대 발전시키는 일만 남았다.
베이징(중국)=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