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게임업체 샨다가 액토즈소프트에 이어 위메이드마저 인수할까.
그동안 러닝로열티, 저작권 등의 문제로 사사건건 대립해온 샨다와 위메이드가 최근 모종의 프로젝트를 위해 접촉중인 것으로 확인돼 양사의 합병 가능성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로 부상한 샨다가 액토즈에 이어 위메이드마저 인수하면 중국뿐 아니라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한국에서도 막강한 시장파워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중국 최대 인기작 가운데 하나인 ‘미르의 전설’ 시리즈 개발사를 인수하면 그동안 게임 퍼블리셔 및 유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샨다는 개발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현재 샨다와 위메이드의 빅딜과 관련, 중국 현지에 나가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사 관계자들은 “양측이 인수와 관련한 기본적인 합의를 본 것 같다”라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샨다가 위메이드를 인수한다는 기본적인 사항에는 이미 합의가 이루어 졌고, 어떤 방식으로 인수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만 남아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토대로 하면 위메이드 보다 샨다측이 더 적극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중국 현지의 한 국내업체 지사장은 “이미 양사는 윈윈전략이라고 판단해 대전제에 합의, 빠르면 1∼2개월 내에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며 샨다의 위메이드 인수가 초읽기에 돌입한 것처럼 말했다. 그는 “샨다가 위메이드를 인수하려는 것은 현재 진행중인 법정분쟁 등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심지어 인수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등장했다. 아직 위메이드의 자산가치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확한 금액은 산정하기 어렵지만 샨다가 위메이드에 박관호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우호지분 포함 60%)를 모두 현금으로 계산해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것. 반면 위메이드는 현금보다는 샨다의 지분 13%(3000억원 규모) 정도를 요구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여기에는 위메이드가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중국 서비스를 보다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까지 달려 있다.
이같은 소문에 대해 한 관계자는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이미 자금에 숨통이 트인 상태라 더이상의 현금확보는 시급한 사안이 아닌 데다 설사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샨다 입장에서 13%에 달하는 지분을 위메이드에 내주는 것은 꺼려할 것”이라며 성사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다양한 M&A 시나리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일부는 주식 스와핑으로, 일부는 현금으로 진행하는 복합적인 형태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위메이드에 대한 자산가치 평가가 끝나면 지분과 현금 비율 및 구체적인 인수 방법과 절차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위메이드측은 전면부인하고 있다. 위메이드의 한 관계자는 “위메이드를 샨다에 매각할 필요성이 없다”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샨다와 몇번 접촉은 했지만 인수 문제 때문이 아니라 다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 인수 추진 배경 뭔가
샨다가 위메이드를 인수하게 되면 얻게 되는 실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적 공방의 해결이다. 지금까지 샨다와 위메이드는 ‘전기세계’의 표절 시비를 놓고 지리한 법정공방을 펼쳤다. 지금도 이 문제는 중국 베이징인민법원에 회부돼 진행중이다. 이 때문에 샨다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경우 게임사업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샨다에서 개발한 ‘전기세계’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할 수 있게 됨은 물론 ‘미르의전설 2’의 유저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 일거양득이란 계산이다.
이와함께 위메이드를 인수하면 ‘미르의전설 2’ 재계약 문제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 ‘미르의 전설2’ 계약기간은 내달 28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또 샨다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과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는 매력도 존재한다. 현재 주주들은 위메이드와의 법정공방이 지속되면서 상당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는 상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샨다가 최근 투자를 진행했지만 이같은 불안 요소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태로 앞으로 이런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위메이드가 ‘미르의 전설’ 시리즈를 개발한 걸출한 개발사인 점을 감안하면 샨다가 위메이드의 기술력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현재 위메이드는 무협 MMORPG ‘창천’을 비롯해 ‘미르의전설’ 시리즈를 이을 대작 3편을 개발 중이어서 샨다로서는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면 반대로 위메이드가 얻는 반대급부는 무엇이 있을까.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메머드급 캐쉬아웃이 가장 큰 매리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위메이드의 기업가치를 액토즈소프트보다 훨씬 높게 책정하고 있다. 샨다가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할 당시 투자했던 1000억원 이상의 캐시아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또 지리한 법정공방에서 벗어나 게임개발에만 몰두 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이와함께 중국내 가장 영향력이 있는 업체가 파트너사가 돼 향후 개발된 게임을 중국에서 성공적으로 론칭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하지만 유력 개발사인 위메이드가 샨다에 넘어갈 경우 온라인게임 핵심기술 누출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로 퍼블리싱에 주력해온 액토즈소프트 때보다 비난 여론은 더욱 뜨거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희찬기자 안희찬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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